공영방송 파괴자 황우섭!
결코 이사로 인정할 수 없다.
설마 했는데, 방송통신위원회가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렸다. KBS내 극소수 극우 세력의 대표자였던 前 공영노조 위원장 ‘황우섭’을 야당 몫의 KBS이사로 선임했다.
황우섭이 어떤 인물인가? 일찌감치 ‘방송독립시민행동’은 KBS이사 후보자 49명을 검증하면서 제일 먼저 부적격 인사로 황씨를 지명했다. 그 이유가 너무나 선명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8월 <KBS스페셜-항일 음악가 정율성>편이 당시 여권 추천 이사들의 압력으로 ‘불방’됐다. 곧바로 제작진들은 ‘제작 자율성 침해’ 문제를 제기하며 사내 게시판에 성명을 올렸다. 그러자 황우섭이 위원장이던 공영노조는 “KBS가 공산주의자를 미화했다”는 식의 주장을 담아 비난 성명을 발표했다. 사실상 방송 방해 행위였다.
황씨는 또 심의실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3년 8월에 <추적60분-서울시공무원간첩단>편의 불방 사태를 주도했다. 방송 이틀 전 심의실이 사전 심의를 실시해 ‘방송 보류 의견’을 내는 방법으로 방송을 무산시키는 명분을 제공했다. 심의실이 사실상의 사내 검열기관을 선언한 것이다.
이 뿐이겠는가? 지난 2013년 1월에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사랑방인 ‘와락 치유센터’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3일>에 대해서도 황우섭 심의실은 소재가 편파적이라는 꼬투리를 잡으며 철탑농성 내용을 빼라는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
몇 개 사례만 봐도 황우섭에게는 제작 자율성이나 약자에 대한 배려 등 공영방송이 지향해야 할 기본적 가치에 대한 공감은 찾아볼 수 없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연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고, 본래 주인인 시민에게 되돌려줄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묻고 싶다. 오히려 그들 스스로 자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정치권과 검은 거래를 하고 적폐인사까지 공영방송 이사로 내리꽂은 것 아닌가.
방통위는 앞서 박근혜 정권 때 편파•왜곡방송에 앞장섰던 최기화, 김도인을 MBC 방문진 이사로 선임했다. MBC 구성원과 시민사회의 거센 비난에도 아랑곳 않고, 방통위는 이번에도 최악의 부적격 인사를 KBS이사로 낙점했다.
방통위가 촛불의 시대정신을 저버리고 공영방송의 가치를 내팽개친 채 적당히 정치권과 타협하면서 스스로 개혁의 대상임을 선언한 것이다.
최근 KBS내 극우적 성향의 공영노조가 보여 온 집요한 정치공세에도 주목한다. 자신들의 전 노조위원장을 이사로 앉히기 위해 이사선임을 위한 방통위 회의를 불과 3시간 남겨놓고 사내게시판에 성명서를 게시하고 이를 정치권에 전달하는 등 치졸한 공작을 펼쳐 온 것은 ‘목불인견’이다.
142일 파업 끝에 겨우 찾아온 공영방송 정상화는 아직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다. 여전히 사내 적폐세력은 자신들이 개혁의 대상이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특정노조들은 틈만 나면 허위사실과 과장을 담아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으며, 자유한국당은 마치 KBS특정노조의 2중대인 것처럼 이를 정치쟁점화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고 있다.
그들은 아마도 황우섭을 자신들의 훌륭한 방패막이로 쓰고 싶을지 모른다. 글쎄다. 그 정도의 방패를 신경 쓸 KBS본부가 아니다.
적폐와의 타협은 또 다른 적폐를 가져올 뿐이다. 공영방송 파괴자 황우섭을 우리는 결코 KBS 이사로 인정할 수 없다.
2018년 8월 28일
강한 노조! 정의로운 노조! 연대하는 노조!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