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MB 설특집 방송' 청와대서 대담자까지 정하나?"
[미디어오늘]"'MB 설특집 방송' 청와대서 대담자까지 정하나?"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1.28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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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설특집 방송' 청와대서 대담자까지 정하나?"
KBS 노조, 생중계 검토에 "청와대서 기획, 하청방송인가"
2011년 01월 28일 (금) 07:59:15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KBS가 지난 추석 때에 이어 이번 구정 설 연휴 전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홍보무대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어 내부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이 출연하는 프로그램 생중계 아이디어 뿐 아니라 출연진까지도 청와대에서 일방적으로 정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KBS는 오는 1일 ‘대통령과의 대화, 2011 대한민국은!’(가제)이라는 대통령과 출연자 대담프로그램을 SBS 등 타 방송사와 함께 동시 생중계할 것을 검토중이다. 대통령과 출연자 2명이 질의·응답하는 형식으로 90분간 진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프로그램이 청와대의 일방적 행사준비와 계획에 따른 것이라는 데에 있다. 한상덕 KBS 홍보주간은 “해마다 연두기자회견처럼 국민과의 대화 형식으로 하는 것인데, 이번에 청와대의 요청이 있어서 방송(3)사들이 검토하는 것”이라며 “올해의 키(key)사가 SBS여서 SBS가 중계하고 다른 방송이 이를 받아 생중계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같다”고 설명했다.

한 주간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으며 어떻게 할지, 시간과 분량은 어떻게 할지, 꼭 방송할 필요가 있는지 등을 검토중인 상황”이라며 “현재 보도본부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2009년 9월 MBC에서 방송된 이명박 대통령과의 대화. ⓒMBC

프로그램의 성격상 이명박 대통령의 ‘피랍선원 구출작전’ 일방 홍보 및 ‘개헌론’ 선동의 장으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는 결코 방송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S 새 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27일 저녁 발표한 성명에서 “설 연휴 바로 전날인 2월1일 이른바 '대통령과의 대화, 2011 대한민국은!'이라는 대담 프로그램의 생중계가 갑작스럽게 편성됐다”며 “해당 프로그램은 온전히 청와대가 기획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대담 출연자인 ‘정관용’씨와 ‘한수진’ SBS기자 등 2명도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정했다고 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KBS 새 노조는 과거와 달리 이번 대통령 대담 프로그램의 경우 “청와대가 사실상 모든 것을 기획, 연출하고 방송사는 청와대에 들어와서 생중계만 하라는 것으로, 한 마디로 헌법과 방송법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와 방송 편성의 독립을 깡그리 무시한 폭거”라고 비판했다.

KBS 새 노조는 김인규 사장에 대해 “KBS가 청와대 하청방송인가? 청와대가 기획하고 사실상 청와대가 연출하고 심지어 제목까지 청와대가 정한 프로그램을 왜 공영방송사가 나서서 중계해야 하는가?”라며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 생중계 결정 과정을 보면서 5공(共) 시절 군사정권의 쇠사슬에 묶여있던 KBS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몸서리가 쳐진다”고 우려했다.

KBS 새 노조는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 생중계는 어떤 구실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라며 “당장 편성을 취소하라. 만일 생중계를 강행한다면 사장과 편성책임자 등 모든 관련 책임자들을 상대로 죽을 때까지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KBS 새노조가 27일 밤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KBS가 청와대 하청방송인가?

청와대가 또 방송사들을 들러리로 세우려 하고 있다. 설 연휴 바로 전날인 2월1일(화) 이른바 ‘대통령과의 대화, 2011 대한민국은!’이라는 대담 프로그램의 생중계가 갑작스럽게 편성됐다. 대통령과 출연자 2명이 질의?응답하는 형식으로 90분간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대통령이 출연하는데 생중계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해당 프로그램은 온전히 청와대가 기획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대담 출연자인 ‘정관용’ 씨와 ‘한수진’ SBS기자 2명도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정했다고 한다.

과거에도 대통령의 대담 프로그램이 방송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최소한 중계를 맡은 방송사가 기본적인 대담 형식과 출연자 그리고 질문 등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번은 청와대가 사실상 모든 것을 기획, 연출하고 방송사는 청와대에 들어와서 생중계만 하라는 것이다. 한 마디로 헌법과 방송법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와 방송 편성의 독립을 깡그리 무시한 폭거다.

김인규 사장에게 묻는다. KBS가 청와대 하청방송인가? 청와대가 기획하고 사실상 청와대가 연출하고 심지어 제목까지 청와대가 정한 프로그램을 왜 공영방송사가 나서서 중계해야 하는가? -심지어 제목의 ‘!’조차 절대로 손대지 말라고 했다고 들린다.- 이것이 취임 당시 당신이 말한 ‘KBS를 지키러 온 것’인가?

또한 이번 프로그램은 SBS가 지난해 창사 20주년을 맞아 청와대에 꾸준하게 요구해온 대통령과의 대담이 뒤늦게 현실화된 것이다. 따라서 SBS가 중계를 주관하고 우리는 그대로 수중계를 할 예정이다. KBS기자는 없고 SBS 기자만이 대담자로 출연하는 사실상 ‘SBS 프로그램’을 왜 KBS가 생중계하는가? 김인규 사장 당신은 자존심도 없는가?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 생중계 결정 과정을 보면서 5공(共) 시절 군사정권의 쇠사슬에 묶여있던 KBS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것 같아 몸서리가 쳐진다. 이번 ‘대통령과의 대화’ 생중계는 어떤 구실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그래도 대통령인데...’라는 식으로 넘어가려 하지 말라! 대담 가운데 뉴스거리가 나오면 기자들이 취재한 뒤 뉴스를 통해 전달하면 그만이다. 당장 편성을 취소하라! 우리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만일 생중계를 강행한다면 사장과 편성책임자 등 모든 관련 책임자들을 상대로 죽을 때까지 반드시 그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11년 1월 2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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