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저널]“KBS, ‘학살자’를 ‘영웅’으로 둔갑시키려 한다”
[PD저널]“KBS, ‘학살자’를 ‘영웅’으로 둔갑시키려 한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6.08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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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학살자’를 ‘영웅’으로 둔갑시키려 한다”
진보 역사학자들 규탄 한 목소리…새 노조 주최 ‘규탄대회’ 개최
2011년 06월 07일 (화) 21:21:34방연주 기자 nalava@pdjournal.com

KBS가 이승만 대통령에 이어 친일파로 알려진 백선엽 장군을 다루는 다큐멘터리를 추진하자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진보적 역사학자들은 역사의 ‘사실’을 제대로 전달해야 하는 언론사의 역할이 무너지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위원장 엄경철, 이하 KBS본부)는 ‘주례연설·친일·독재 비호 방송 규탄대회’를 지난 7일 낮 12시 KBS 신관 개념광장에서 개최했다. KBS사측은 지난달 31일 열린 임시 공정방송위원회에서 KBS본부가 제기한 ‘친일파 백선엽 장군 다큐’, ‘MB 라디오 주례연설’을 안건을 거부하며 퇴장해 대화 자체를 거부한 상태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주례연설·친일·독재 비호 방송 규탄대회’ ⓒPD저널

이날 규탄대회에 참석한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백선엽 장군을 전쟁 영웅으로 둔갑시켰다”며 KBS를 비판했다. 그는 “백선엽 장군의 다큐멘터리를 만들려면 우선 백 장군이 이끌었던 간도특설부대의 실체를 드러내는 것부터 해야한다. 간도특설부대는 만주에서 많은 독립군을 학살한 부대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은 “이승만은 ‘양민학살의 원흉’이고, 백선엽은 ‘독립군 학살자’인데 KBS가 넋이 빠지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인물들에 대해 방송하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 의장은 “요즘 KBS 망가지는 모습 보고 있자니 안타깝다”며 “국민이 사랑하는 방송에서 ‘나팔수 방송’이라는 손가락질도 모자라 친일·독재 미화 방송을 한다고 한다니 참으로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KBS 내부 구성원들도 국민이 외면하는 방송사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서로 똘똘 뭉쳐 투쟁해 이겨내야 한다”고 밝혔다.

정석희 한국유족회 총괄단장도 “이승만을 미화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는 치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승만은 한국전쟁 시기에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장본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자신도 “학살 피해자의 유가족”이라며 “단순히 친일 미화 문제가 아니라 인권을 모독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KBS가 바로 서지 않으면 나라도 바로 설 수 없다”며 잘못된 역사에 바로 맞설 수 있도록 KBS가 언론의 역할을 빠르게 회복할 것을 촉구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주례연설·친일·독재 비호 방송 규탄대회’ ⓒPD저널

한편 이날 규탄대회에서는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이 라디오 주례연설을 통해 유성기업의 파업에 대해 밝힌 초헌법적인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이 대통령은 “연봉 7000만원을 받는다는 근로자들이 불법파업을 벌이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설은 결국 사실이 아닌 오보로 밝혀진데다 노동 기본권을 무시한 발언으로 논란을 가중시켰다.

이에 대해 노우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사회와 공정사회 기치를 내걸었지만 ‘노동자’는 밟아야 하는 대상이라는 노동관을 가진 사람”이라며 “노동자들이 세력화해 맞서야 한다”고 연대사를 했다.

김강훈 KBS본부 중앙위원은 “주례연설은 결국 프로파간다의 확성기에 불과해 결코 KBS의 인지도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엄경철 KBS 새 노조 위원장도 “공방위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으나 형식적이거나 무력화되고 있다”며 “(작년 파업 돌입 때처럼) 7월을 앞두고 부딪혀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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