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공영방송이 학살자 미화...역사에 죄 지으려는가"
[미디어스]"공영방송이 학살자 미화...역사에 죄 지으려는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6.0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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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이 학살자 미화…역사에 죄 지으려는가"
7일 KBS 새 노조 주최 '대통령 주례연설, 친일·독재 비호방송 규탄대회' 열려
2011년 06월 07일 (화) 15:37:53곽상아 기자 nell@mediaus.co.kr

KBS가 이승만 다큐에 이어 친일파 백선엽 장군에 대한 미화 다큐를 추진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KBS 새 노조가 '대통령 주례연설, 친일·독재 비호 방송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7일 정오,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이날 대회에는 역사 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해 KBS의 행태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 7일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열린 '대통령 주례연설, 친일.독재 비호 방송 규탄대회'에 참석한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 정동익 4월 혁명회 상임의장, 정석희 한국전쟁유족회 총괄사업단장(왼쪽부터)ⓒ곽상아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KBS가 백선엽 장군을 영웅으로 둔갑시켜서 다큐를 방송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당히 충격받았다. 백선엽 장군이 활동했던 간도특설부대는 만주에서 가장 많은 독립군을 학살했던 부대"라며 "자발적, 적극적 친일의 대명사인 백선엽 장군의 다큐를 만들고자 한다면 먼저 간도특설부대 특집 다큐를 만들어 그 실체에 대해 방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KBS를 이용해) 이승만을 대한민국 국부로 추앙하고, 친일파 백선엽 장군을 영웅으로 둔갑시키려는 것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해서라도 다음 정권을 창출해 보겠다는 의도"라며 "KBS가 역사의 범죄에 가담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정동익 4월 혁명회 상임의장은 "어용방송이라고 손가락질 받는 KBS가 친일파, 독재자까지 미화하는 방송을 하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니 개탄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의장은 "이승만은 4.19 당시 민주주의와 부정부패 근절을 요구하는 청년 수백명을 학살한 장본인이다. 4월 혁명의 영정들이 지금 통곡하고 있을 것"이라며 "넋이 빠지지 않고서야 어떻게 친일파, 독재자를 미화하는 방송을 할 수 있는가. MB특보 출신 사장이 오더니 KBS가 드디어 망하기 직전까지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 역시 박정희 정권 당시 KBS 기자였는데, 당시 KBS 다닌다는 이야기를 친구들한테도 하지 못했었다. 국민들한테 손가락질 당하고, 기자실에 출입도 못했던 KBS가 여러분 선배들의 투쟁 덕에 국민이 신뢰하는 방송으로 거듭났는데 이 방송을 망치려는 자가 누구인가"라며 "특보 사장이 KBS를 망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나라의 정체성까지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석희 한국전쟁유족회 총괄사업단장은 "이승만 미화 다큐를 만든다는 치욕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피를 토할 일"이라며 "이승만은 한국전쟁시기를 전후해서 100만 명 이상의 민간인을 학살한 사람으로 저 역시 유가족이다. 인권을 송두리째 앗아간 장본인에 대해 왜 다큐를 만들어야 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백선엽 장군을 6.25 전쟁의 영웅으로 미화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이 부끄럽고 한이 된다"며 "공영방송 KBS가 무너지면 국민도 같이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 7일 정오,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대통령 주례연설, 친일.독재 비호 방송 규탄대회'가 개최됐다. ⓒ곽상아
노우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KBS 주례연설에서 유성기업 사태에 대해 "연봉 7천만 원 받는 근로자들의 불법파업"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공영방송을 통해 허위사실을 말하는 부분을 막아야 한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 요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규탄대회에 참석한 엄경철 새 노조 위원장은 "지금 KBS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이것 뿐만이 아니다. 이번주에 추적60분이 1000회를 맞게 되는데, 회사는 1000회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방위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으나 형식화, 무력화되고 있다. 또다시 7월을 앞두고 세게 부딪혀야 하는 상황"이라며 "KBS를 과연 어느 지경으로까지 끌고 가려고 하는지 답답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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