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KBS, 국민의 지탄이 들리는가" 곳곳서 탄식
[미디어오늘]"KBS, 국민의 지탄이 들리는가" 곳곳서 탄식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7.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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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국민의 지탄이 들리는가" 곳곳서 탄식

혼돈의 KBS…"도청의혹 기자 압수수색, KBS 어쩌다 이지경됐나"

조현호 기자

야당 당대표실 도청 의혹의 당사자로 KBS의 기자가 지목돼, 경찰로부터 그 기자의 자택 압수수색이 집행된 사상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KBS 내부가 자괴감과 탄식, 참담함을 호소하는 목소리로 들끓고 있다. 또한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압수수색을 당한 기자의 실명을 찾아내 메인뉴스에 리포트하도록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등 바야흐로 KBS가 안팎으로 거센 내홍에 휩싸이고 있다.

KBS 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8일 오후 ‘미증유 압수수색 사측은 진실을 밝히고 정면 대응하라!’는 성명을 내어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를 자랑하던 대한민국 대표 언론기관인 KBS가 왜 이 지경에까지 몰리고 있는가”라며 “세상의 의혹을 파헤쳐 진실을 조명해야할 공영방송 KBS가 되레 도청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받는 이 참담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김인규 사장과 KBS 경영진은 지금 KBS 구성원의 자괴감, 탄식의 목소리, 국민의 지탄이 들리는가”라고 KBS 경영진을 나무랐다.

이들은 또한 경찰에 대해서도 “이번 사건을 끝까지 수사해 도청 의혹의 진실을 명백히 밝히라”며 “(이제) 도청의혹 사건은 이미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라 진실을 회피할 수도 없고, 회피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그러나 경찰이 거대 언론사를, 국회의원을 상대로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많다. 우려대로 경찰이 진실을 밝히지 못하면 국회가 나서, 특별검사제,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KBS가 언론사로서 다시 설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윤석 의원이 지난 1일 오후 <민주당 손학규 당대표실 불법도청에 대한 한선교 의원 고발장>을 서울 영등포경찰서 민원실에 접수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들은 “경찰 수사를 통해서 KBS가 이미 밝힌대로 결백이 입증돼 언론사로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를 기대하며, KBS 경영진은 이제라도 스스로 결백을 입증할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 정면 대처하라”고 촉구했다. 반대로 KBS가 이미 도청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경찰 수사를 통해 입증되면 KBS는 전무후무한 치명타, 후폭풍를 맞을 것이며 김인규 사장과 경영진의 총사퇴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고 두려워했다.

이들은 “KBS 기자의 압수수색을 불러온 현 사태만으로도 KBS 경영진은 깊은 책임을 느껴야한다”며 “엉거주춤 수사만 기다리다가 기자에 대한 도청 의혹 압수수색이라는 불명예를 불러온 것은 KBS 경영진의 무책임과 무능의 결과이며, (김인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현 사태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시민들도 장 기자가 압수수색 받은 사실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장 기자의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KBS 메인뉴스에 이 기자의 리포트가 방송돼선 안된다’, ‘실명을 공개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시민블로거 임복래씨(필명 ‘떡장수’)는 “압수수색 당한 기자가 누구인지 실명을 알아보니 파악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날 오후 KBS 새 노조에 전화를 걸어 이 기자가 9시뉴스에 리포트하게 해선 안된다고 촉구했다”며 “장 기자는 ‘어제까지도 방송뉴스에 나왔더라, 압수수색 당하고 범죄혐의 받는 기자가 리포트하는 것이 좋을 것이 없지 않느냐’고 지적하니 새노조 쪽에서 ‘확인해보겠다’는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블로거 임씨는 실제로 다음 아고라에 장 기자의 실명을 공개하는 글을 올렸다.

한편, KBS는 이날 국장급 이하 인사를 단행해 보도국장을 전격 교체했다. KBS는 현 임창건 보도국장을 대전방송총국장으로 임명하는 대신 이선재 보도국 주간을 새 보도국장으로 기용했다. 또한 그동안 KBS의 공식 입장을 밝혀온 한상덕 홍보주간을 해설위원실로 전보했다. 대신 배재성 해설위원을 시청자본부 홍보실장으로 격상해 임명했다.

앞서 KBS는 장 기자의 압수수색을 단행한 경찰에 대해 보도본부의 명의로 입장을 내어 “강력한 유감을 표명하며, 필요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뚜렷한 증거도 없이 특정 정치집단의 근거없는 주장과 일부 언론 등이 제기한 의혹에 근거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있을 수 없는 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KBS 보도본부는 “언론기관 KBS에 대한 모독이자 언론자유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며 강력 항의”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KBS 새노조가 8일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미증유 압수수색!’ 사측은 진실을 밝히고 정면 대응하라!

경찰이 KBS 기자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해야할 정도로 KBS가 도청 의혹을 받고 있는 지금의 이 상황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착잡함을 감출 길이 없다.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를 자랑하던 대한민국 대표 언론기관인 KBS가 왜 이 지경에까지 몰리고 있는가! 세상의 의혹을 파헤쳐 진실을 조명해야할 공영방송 KBS가 되레 도청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받는 이 참담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김인규 사장과 KBS 경영진은 지금 KBS 구성원의 자괴감, 탄식의 목소리, 국민의 지탄이 들리는가!

KBS 기자를 압수수색까지 한 경찰은 이번 사건을 끝까지 수사해 도청 의혹의 진실을 명백히 밝혀라. 도청의혹 사건은 이미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라 진실을 회피할 수도 없고, 회피할 어떠한 이유도 없다. 그러나 경찰이 거대 언론사를, 국회의원을 상대로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많다. 우려대로 경찰이 진실을 밝히지 못하면 이번 사건에 대해 경찰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경찰이 이번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히지 못하면 국회가 나서야한다. 특별검사제, 국정조사를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KBS가 언론사로서 다시 설 수있다.

KBS 본부는 경찰 수사를 통해서 KBS가 이미 밝힌대로 결백이 입증되기를 희망한다. 도청 의혹에 대한 결백이 입증되서 KBS가 언론사로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사측은 이제라도 스스로 결백을 입증할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 정면 대처하라.

그러나 만약 KBS가 이미 도청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경찰 수사를 통해 입증되면 KBS는 전무후무한 치명타, 후폭풍를 맞을 것이다. 김인규 사장과 경영진의 총사퇴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할 것이다. KBS에 대한 근본적 개혁, 변화의 요구가 쏟아질 것이다. KBS 구성원 모두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석고대죄해야 하며 뼈를 깍는 반성, 변화해야만 길이 열릴 것이다.

KBS 기자의 압수수색을 불러온 현 사태만으로도 KBS 경영진은 깊은 책임을 느껴야한다. KBS 본부가 이미 요구한대로 스스로 결백을 입증하지 못하고 엉거주춤 수사만 기다리다가 기자에 대한 도청 의혹 압수수색이라는 불명예를 불러온 것은 KBS 경영진의 무책임과 무능의 결과다. 사측은 현 사태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

2011년 7월 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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