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KBS 내부서도 “사쪽 도청의혹 해명 못믿어”
[한겨레]KBS 내부서도 “사쪽 도청의혹 해명 못믿어”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7.27 15:2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KBS 내부서도 “사쪽 도청의혹 해명 못믿어”

등록 : 20110726 20:05 | 수정 : 20110726 21:28

KBS 새노조 설문…97% “사쪽 연루됐을 것”
97% “사장 입장표명을” 96% “전사적 조사를”
사쪽 “일부 의견”…공표금지 가처분·징계 뜻

? ‘민주당 비공개 회의 도청 의혹’을 다룬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 노보가 26일 낮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관 로비 들머리에 놓여 있다. 한국방송 새노조의 설문조사에 응답한 567명 중 96%가 사쪽 해명을 신뢰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26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청 의혹 그리고 케이비에스’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를 공표할 경우 경찰수사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징계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법원에 공표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사쪽의 강한 반발에도 결과 발표를 밀어붙인 것이다.

모두 7개 문항으로 이뤄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한 이들의 대부분(97%)은 도청 의혹 사건에 “한국방송이 연루됐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방송은 그동안 도청과 관련해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6월30일), “(회의내용 파악 과정에서) 제3자의 도움이 있었지만 취재원 보호를 위해 밝힐 수 없다”(7월11일)는 등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런 사쪽 해명에 대해 설문조사 응답자의 96%는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방송의 ‘도청 해명’이 주로 보도본부나 정치부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과 관련해, “경찰 수사와 별개로 김인규 한국방송 사장의 입장 표명이 필요한가”라는 물음에는 97%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한국방송 내부에 경영진과 이사회, 노조를 망라한 전사적인 ‘진상조사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96%에 이르렀다. 응답자 대다수가 도청 사건에 대한 사쪽 대응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새노조에는 피디와 기자를 주축으로 모두 1100여명이 속해 있다. 이번 조사엔 설문 대상의 53%인 567명이 응답했다. 한국방송 전체 직원은 5000여명 정도다.

사쪽은 이번 응답자가 전체 구성원의 8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배재성 한국방송 홍보실장은 “설문 결과를 한국방송 구성원 전체의 입장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라며 “이번 사건에 대한 한국방송의 입장은 이미 충분히 밝혔다”고 말했다.

사쪽은 결과 공표를 막기 위해 25일 저녁 서울남부지법에 결과공표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26일 오후 신청을 기각하고 “공포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객관적인 설문조사의 결과일 뿐, 악의적 공격이라 보기 어렵다”고 사유를 밝혔다. 사쪽은 설문조사가 진행되던 지난 21일에는 “(설문조사를) 계속 진행하거나 조사 결과를 공표하는 행위를 하여 공사의 명예와 이미지 훼손 등 해사행위를 할 경우 취업규칙 등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며 징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새노조는 설문조사가 ‘정당한 조합활동’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새노조는 26일 노보에서 “노동조합의 의견조사는 향후 조합이 어떻게 이 의혹을 풀어낼 것인가를 점검하기 위한 조합활동”이라며 “사쪽은 아무 때나 취업규칙 위반을 들이대는 노사관계 인식부터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경철 새노조 위원장은 설문 결과에 대해 “구성원 스스로 도청 사건이 한국방송의 신뢰도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절박함을 표현한 것”이라며 “비겁하고 무능한 대응으로 일관하는 김인규 사장 등 경영진에 대한 경고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의 명확한 해명을 촉구하는 구성원들의 성명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노조 관계자는 “피디 가운데 2002년 이전 입사자들도 경영진의 분명한 ‘도청 해명’ 요구 성명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2000년 이후 입사한 기자들 166명과 2003년 이후 한국방송에 입사한 피디 148명도 지난 21일과 25일 잇따라 각각 비슷한 내용의 성명을 낸 바 있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8대 집행부 본부장 박상현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13 KBS누리동 2층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