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골프’, 감사실은 왜 눈치 보는가!
‘접대골프’, 감사실은 왜 눈치 보는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9.19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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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대골프’, 감사실은 왜 눈치 보는가!

언제부터인가 사내에 ‘접대골프’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보도본부 일부 간부들이 대기업으로부터 골프 접대를 받고 회식을 했다는 것이다. KBS 윤리강령, 사규 위반이라는 실정법 차원의 문제이며 동시에 저널리즘의 핵심인 신뢰성, 도덕성 추락의 문제이다. 감사실은 관련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도 정식 감사를 착수하지 않은채 눈치만 보고 있다. 사측 간부 감싸기인가? KBS 본부가 일부 당사자들과 주변을 통해 파악은 진상은 이렇다.

지난 7월 2일,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H 골프장에서 고대영 보도본부장을 비롯해 일부 보도본부 국장, 주간, 부장들이 한 대기업 홍보실 관계자들로부터 접대 골프를 받았고, 골프가 끝난 뒤 일부 간부들과 대기업 홍보실은 함께 회식을 했다. 더구나 고대영 보도본부장은 휴일인데도 회사 관용차를 타고 접대 골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본부 간부들이 접대골프를 친 7월 2일은 KBS가 본격적으로 도청 의혹에 휩싸인 시점이었고, 그 논란의 중심에 보도본부가 있었다. 6월 29일 동아일보가 “한선교 문건, KBS측이 작성”이라는 기사를 썼고, 당일 KBS 본부는 “사측은 도청의혹 입장을 밝혀라”라는 성명을 내보냈다. 이런 시점에서 ‘도청 의혹’의 막중한 책임 위치에 있었던 고대영 보도본부장이 한가하게 접대 골프를 쳤다는 것도 그렇지만 더 큰 문제는 회사 관용차를 타고 접대 골프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유를 막론하고 스스로 자리를 내놓아야 할 심각한 문제이다. 지난 2005년 당시 부산총국장도 관용차를 타고 휴일에 골프를 치러 갔다가 논란이 일어 결국 책임을 졌다. 청문회 등에서 고위공직자의 관용차 사적 이용을 감시하고 문제 삼는 보도를 해왔던 KBS의 최고위 간부가 사적으로 관용차를 타고 골프 접대를 받은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KBS 윤리강령은 “KBS인은 직무관련자로부터 제공되는 일체의 금전, 골프 접대, 특혜 등을 받지 않으며 부당한 청탁을 하지 않는다”고 적시하고 있다. KBS 취업규칙 9조(청렴)는 “직원은 직무와 관련하여 직접 또는 간접을 불문하고 사례, 증여 또는 향응을 수수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도 감사실은 왜 눈치만 보고 있는가! 진상을 대부분 파악하고도 손을 놓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즉각 정식 감사에 착수하지 않고 협회가 이 문제를 공론화할 것인지 묻고 다니는 이유가 무엇인가? 고의성이 없는 사소한 방송사고에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던 감사실이 사측 간부들의 심각한 행태에 대해서는 관대하기 그지없다.

KBS 최고위 간부들이 대기업으로부터 접대 골프를 받고, 감사실은 알고도 눈을 감고 있는 지금의 풍경이 김인규 사장 2년 체제의 도덕성 수준이다. 동시에 보도본부 간부들의 대기업 접대 골프의 풍경은 KBS 저널리즘의 감춰진 실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사회적 강자인 대기업으로부터의 접대골프가 KBS 보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굳이 묻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접대는 고스란히 빚이고 언젠가 대기업의 민원, 청탁으로 돌아올 것이 명약관화하다. 그리고 대기업 접대는 보도본부 간부들의 마음에, 가치판단에 친기업적 성향을 만들 것이다. 이래서야 공영방송의 책무인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가능하겠는가? 자긍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입사한 38기 신입사원들에게 무슨 면목으로 공영방송의 책무를 말하고 저널리즘을 말하려는가, 참으로 개탄스럽다.

2011년 9월 1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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