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의혹 석 달, KBS는 영원한 ‘혐의자’로 남을 것인가?
도청 의혹 석 달, KBS는 영원한 ‘혐의자’로 남을 것인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09.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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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의혹 석 달, KBS는 영원한 ‘혐의자’로 남을 것인가?

석 달이다. 석 달 간 KBS 구성원들은 도청꾼, 스파이, 협잡꾼 등 온갖 모욕을 감내해야만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KBS는 야당 대표실 회의를 도청했다는 의심을 조금도 풀지 못한 채 ‘도청 의혹’ 얘기만 나오면 ‘꿀먹은 벙어리’ 신세가 되고 만다. 취재 기자의 집이 경찰에게 압수수색을 당하고, 여론은 이미 어린 KBS 기자 하나를 ‘도청꾼’으로 낙인찍은 지 오래지만 사장이라는 사람은 석 달이 지나도록 도청 의혹에 대해 지시한 적도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며 자신과 선긋기에만 열을 올린다.

그러는 사이 KBS는 병실에 누운 식물언론이 돼버렸다. 모가 그리도 켕기는 지 경찰과 검찰에 대한 날선 비판은 사라졌고, 이미 레임덕에 빠져 버린 정권을 비호하기에 바쁘다. 동시에 사장을 비롯한 이른바 책임질 만한 위치에 있는 자들은 ‘쉬쉬’하며 이 ‘도청 의혹’이 어서 잠들기만을 기다리는 듯하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녹치 않다. 오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KBS 도청 의혹’은 또 다시 불거졌고, 국민들에게 잊혀지고 있던 씁쓸한 기억을 다시 되살렸다. 게다가 다음달 4일이면 우리 KBS에 대한 국정감사도 예고돼 있다. KBS 국감을 계기로 야당 대표실 ‘도청 의혹’ 사건은 다시 한번 잠든 여론을 환기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KBS와 구성원들은 또 한 번 ‘도청 의혹’이라는 흙폭풍에 휩싸일 것이다.

우리 KBS본부는 ‘도청 의혹’과 관련해 일찌감치 ‘진상 조사위원회’를 노사 협의를 통해 구성해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고 책임질 일이 있다면 깨끗이 책임지는 것만이 KBS가 국민 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천명한 바 있다. ‘도청 의혹’이라는 치명적인 모욕을 떨쳐내지 못한다면 수신료 현실화는커녕 공영방송 KBS의 미래조차 약속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측은 이 같은 조합의 제안을 철저히 무시했다. 그러면서도 사측이 취한 조치나 대응은 사실상 전무하다.

김인규 사장에게 묻겠다. 석 달이 지난 지금 KBS가 야당 대표실 ‘도청 의혹’에서 자유로워졌는가? 우리가 받던 ‘도청 혐의’가 모두 풀렸는가? 언제까지 경찰의 입만 바라보며 기다릴 것인가? 당신이 장담했던 응분의 법적 책임은 언제 물을 것인가? 지금이라도 노사 간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도청의혹’ 사건의 실체를 밝혀서 국민 앞에 우리의 떳떳함을 증명해 내든지, 아니면 응분의 책임을 지든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2011년 9월 2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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