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의 꼬리표는 아직 떼어지지 않았다!
‘도청’의 꼬리표는 아직 떼어지지 않았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1.11.0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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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의 꼬리표는 아직 떼어지지 않았다!

넉 달 넘게 계속된 국회 야당 대표실 도청의혹과 관련한 경찰 수사가 예상했던 대로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 채 끝났다. 도청을 누가 했는지, 누가 녹취록을 한선교 의원에게 넘겨줬는지, 심지어 한선교 의원이 국회 상임위 회의 도중 카메라 앞에서 흔들며 내보인 녹취록의 행방조차도 경찰은 밝혀내지 못했다. 경찰은 초유의 기자 압수수색과 3차례 소환조사를 했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불충분’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고 결론을 밝혔다. 그렇다고 KBS는 결백한가?

KBS에 대한 경찰의 무혐의 처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KBS는 도청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사측을 제외하곤 누구도 KBS가 이제 도청 의혹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찰이 정치권과 거대 방송사의 눈치를 보느라 부실수사를 했다는 의혹만 난무한다. 정치권도 KBS를 향해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러다보니 도청의혹에 대한 ‘특검’ 얘기까지 나오는 것이 아닌가? 지난 4개월 동안 KBS 구성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도청’도 서슴지않는 집단이라는 낙인으로 시달렸는데, 앞으로도 이 꼬리표를 떼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지금 이 시점 가장 중요한 것은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도청의 꼬리표’, 불명예를 어떻게 씻을 수 있느냐이다. 언론의 자유를 주장하는 KBS가 스스로 자율적인 조사를 통해 의혹을 완전히 씻어내는 것이 정도이지만 사측은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 사측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입장을 발표하고 ‘KBS기자가 취재과정에서 불법행위에 관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평가’했다며 서둘러 불끄기에만 바쁘다. 세상의 따가운 눈초리, 상식적 의혹과 동떨어진 ‘아전인수’식 해명이다.

사측은 경찰의 부실 수사에 기대어 어물쩍 넘어가지 말라. 김인규 사장은 틈만나면 ‘확실한 공영방송’을 부르짖으면서 ‘도청 의혹’에는 왜 이렇게 자신없는 태도로 일관하는가! ‘민주당이 주장하는 식의 이른바 도청 행위를 한 적은 없다’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지, 제3자의 도움이 도대체 무엇인지 해명하라. 왜 우리 스스로 당당히 입증하지 못하는가? 경찰 수사 결과 발표로 ‘도청 사태’가 끝난 것처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단지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특검’ 뿐만이 아니라, 결국 국민과 시청자의 불신을 키워, 궁극적으론 KBS의 영향력 저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광고주협회가 올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보더라도 KBS의 영향력은 1위지만 지난해에 비해 무려 8%나 떨어지지 않았는가! KBS가 수호해야할 무형의 자산인 국민 신뢰를 스스로 붕괴시키지 말라. 도청 의혹에 제발 당당하라. 그게 공영방송 KBS가 걸어야 할 언론의 정도이다.

2011년 11월 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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