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규산성’ 등장! 사측의 입장에 답함.
‘인규산성’ 등장! 사측의 입장에 답함.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2.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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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인규산성’ 등장! 사측의 입장에 답함.

 

오늘 12시 민주광장에서 있을 예정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강연에 대해 사측이 공문과 어제 코비스에 게시한 ‘회사입장’을 통해 불허방침을 내렸다. 그리고 어제부터 본관 정문을 완전히 막아버리고 심지어 본관 앞 계단까지 차벽을 쌓아 봉쇄해버렸다. 이른바 ‘인규산성’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사측의 ‘입장’은 문구 하나 하나가 공영방송 KBS란 이름이 창피할 정도로 치졸함과 궤변으로 가득 차 있다.

 

먼저 김진숙 지도위원이 ‘외부’인이라는 논리.

언론노조 KBS본부는 민주노총 산하고, 김진숙씨는 민주노총의 지도위원이다. 김진숙씨는 외부인이 아니라 상급단체의 조합원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가 ‘외부’인사라니? 오히려 사측이 정당한 조합 내부의 활동을 방해하려는 ‘외부’세력이 아닌가?

또한 김진숙 위원이 외부인사라는 주장 속에는 그가 ‘불순세력’이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을 것이다. 그가 과연 불순세력인가? 권력의 낙하산으로 KBS를 접수한 김인규 사장과 그의 추종세력의 눈으로 보면 김진숙씨가 불순세력이겠지만, 그는 생존권을 박탈당한 한진 중공업 노동자들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크레인에 올라간 바보 같은 한 노동자일 뿐이다.

 

다음은 일방적으로 회사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했다는 주장.

어이가 없을 뿐이다. 우리는 단협에 따라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강연장 사용을 요청했다. 그런데 사측은 ‘공사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는 시기’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이를 묵살해버렸다. 그럼에도 우리는 백번 양보해 민주광장으로 장소를 변경했으나, 사측은 이마저도 막아버렸다. 아무리 특보출신이 사장으로 있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방송민주화의 피땀이 서린 민주광장에서 열리는 평화로운 강연회를 시설관리권 운운하며 막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공사에 대해 대립각을 세우는 시기’라는 말도 어처구니가 없다.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는 시기에는 회사가 조합활동을 이렇게 방해해도 괜찮다는 말인가? 그리고 그에 앞서, 과연 지금의 ‘대립각’이 만들어진 원인이 뭔가? 1년 반 전의 일을 꼬투리 삼아 대량징계하고 문제간부들을 고위직으로 등용시켰기 때문이 아닌가? 제발 부끄러운 줄 알아라.

또한 ‘파업중인 MBC 노조 조합원 다수가 참여하는 공동행사’라는 주장.

이 강연회는 2010년 파업 때 강연을 했던 인연으로 김진숙 지도위원이 KBS의 조합원들을 만나고 싶어 바쁜 일정을 쪼개 마련된 자리다. 외부에서 누가 얼마나 올지는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외부인이 온다고 행사를 막겠다는 것 자체가 치졸할뿐더러, 마치 우리가 외부 불순세력을 불러 무언가를 도모하고자 한다는 듯 색깔을 덧입히려는 수작이다.

사측의 의도는 명확하다. 평화적인 강연회를 차벽을 쌓고 청경들을 동원해 난장판으로 만든 다음 ‘새노조는 폭력세력이다’는 어거지를 부리려는 것이다. 이미 재작년 파업 때 많이 써먹던 수법이다. 지겹지도 않은가? 새로운 수법을 좀 개발하라.

오늘 집회는 가장 평화롭고 질서 있는 방법으로, 그러나 온갖 방해공작을 뚫고 성사시킬 것이다. 이후 발생하는 모든 사태의 원인은 사측에 있음을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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