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D연합회역대회장성명서]언론자유투쟁을 지지하며
[한국PD연합회역대회장성명서]언론자유투쟁을 지지하며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4.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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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국 PD연합회의 1-9대 연합회장들이 언론사 총파업투쟁을 지지하는 지지성명을 신문 1면에 게시하였습니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 직후에 생겨난 한국 PD연합회는 그동안 방송의 민주화와 독립을 위해 싸워왔습니다. 이제는 방송계의 원로가 된 역대 연합회장들의 목소리에 특보사장은 귀를 기울이기 바랍니다. 아래는 지지성명 전문

현업 방송인들의 언론자유투쟁을 지지하며

MBC 파업 87일, KBS 새노조 파업 50일이 지나고 있다.

공영방송을 권력의 손아귀에서 국민의 품으로 되돌려놓기 위해, 몸 전체로 싸우고 있는 후배 방송인들에게, 무한한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

서슬 퍼런 군사정권 시절을 보내며, 우리는 한국PD연합회를 만들었다. 방송의 민주주의는 곧,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 실현에서 비롯됨을, 이미 1987년 9월 5일에 선언했고, 수많은 선배와 후배들이 방송의 민주주의를 위해 몸을 바쳐 왔다.

당시 창립 취지문을 통해 "오늘의 한국사회는 정치, 경제, 문화의 전 부문에 걸쳐 국민의 시대적 요구를 수렴함으로써 진정한 민주주의를 성취해야 할 현대사회의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며 "방송은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 실현, 그리고 풍요로운 대중문화 창달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안 될 시기에 와 있다"고 밝혔다. 한국PD연합회는 자유 언론을 위해 태어났으며, 우리 PD들에게는, 자유 언론보다 우선하는 그 어떤 가치도 있을 수 없음을 천명했다.

하지만 25년이 지난 오늘, 김인규 KBS 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은, 그동안 방송인들이 땀과 피로 싸우고 지켜 온 소중한 민주주의의 가치를, 어처구니없이 짓밟고 말았다. 표현의 자유를 말살시켰고, 제작의 자율성을 억압하였고, 편성과 보도와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을 정치권력에 복속시켰다. 부끄러움과 참담함으로 마침내 떨쳐 일어난 후배들에게는, 무지막지한 해고와 징계로 그 자리를 버티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기조차 하다. 후배들의 말처럼, 그 무지한 힘자랑이 후배들에게는 오히려 ‘훈장(勳章)’이 되어, 승리의 원동력이 될 것임을 우리는 이미 보고 있다.

전례조차 없는 방송사들의 동시파업사태가 웅변으로 말해주는 것은, 이 문제는 이념적, 또는 정파적 논쟁거리가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 공적이익과 사적이익의 문제, 곧 우리 공동체의 선과악의 문제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사태의 해결방식 또한 그 선후가 간단할 수 밖에 없다. 공영방송의 파괴 당사자인 김인규, 김재철 사장이 우선 신속히 물러나는 것이다. 자발적이면 그나마 자연스럽겠지만, 본인들이 거부한다면, 늦었지만 방송의 주인인 국민들이, 그 잘못된 위임을 힘으로 거두어야 한다. 물론 그에 상응하는 법적, 윤리적 책임도 모질게 물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라야 우리 후배들은 소중한 일터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땅에서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자들은, 지금이라도 이 엄혹한 역사의 현장에 국민의 이름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서 김인규, 김재철 사장을 신속히 그 자리에서 내려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방송사 사장 한명 교체하는 문제가 아니다. 공익과 사익, 선 과 악, 민주주의와 반민주주의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행위이며, 다가올 역사 위에 자신의 이름을 기록하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 한국PD연합회 1대~9대 회장단은, 국민들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자들이, 이 야만스런 언론자유투쟁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국민의 명령을 수행하는지 낱낱이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각에도 흔들림 없이 파업현장을 지키고 있는, 후배 방송인들의 결기와 진정성에, 눈물겨운 동지적 연대를 보낸다.

2012년 4월 25일

한국PD연합회 1-9대 회장단 일동

이형모(1대), 이기호(2대), 이윤선(3대), 김윤영(4대), 이원군(5대)

강철용(6대), 정초영(7대), 김승수(8대), 이규환(9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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