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팀장] 더 이상 KBS를 태우지 말라
[지역팀장] 더 이상 KBS를 태우지 말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4.3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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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팀장 성명서> 더 이상 KBS를 태우지 말라

 

권력을 잡은 자는 자기 의지를 관철하려는 욕망을 제어하기 힘들다. 새로 집을 산 주인도 마찬가지다. 집을 바라보며, 빈대만 잡아 없애면 이전에 없는 번듯한 집을 만들 수 있겠다는 착각에 빠진다.

그러나 욕망의 속성상 눈에 거슬리는 것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권력이 집중될수록 빈대는 늘어난다. 권력의 콩깍지가 씌기 때문이다. 집은 폐허가 되어간다. 그깟 집 따위 태워버려도 상관없다. 빈대만 잡을 수 있다면 말이다. 본말이 전도된다.

문제는 빈대가 아니라, 자신이라는 것을 권력은 모른다. 처음에는 순수하게 빈대만 잡겠다고 시작했을지 모른다. 순수성까지 의심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결과는 모든 것을 말해준다.

지금이라도 타오르는 불길을 잡고, 자신을 돌아볼 때다. 어쩌다 집 전체를 홀라당 태워도 상관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 것일까? 번듯한 집을 만들겠다고 시작했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것일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 ‘빈대 테제’.

 

경영진이 처음부터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아갈 의도였다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사태를 해결할 아무런 노력도 능력도 없는 태도를 보면, 점점 의심이 더해간다. 경영진은 사원들에게 KBS로 돌아오라고 말하지만, 누가 KBS로부터 더 멀어지고 있는가 되묻고 싶다.

어디에나 임계점이 있다. 그것을 넘어서면 파국은 피하기 힘들다. 사태 해결을 위한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KBS 구성원 누구나 절감하고 있다. 경영진은 더 이상 징계와 협박으로 사원들을 자극하거나 도발해서는 안 된다.

 

KBS 지역국의 상황은 열악하다. 언제나 그랬지만 지금은 한계에 달했다. 팀장들이 남아 파국을 막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것이 KBS를 위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부채질 할 뿐이다. 무거운 텐트를 짊어지고 차가운 바닥을 찾아 서울로 떠나는 선후배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이제 결심을 굳힐 수밖에 없다.

 

KBS 지역 팀장들은 사태 해결을 위한 경영진의 실질적인 결단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파업에 참가중인 선후배들과 행동을 같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2430KBS정상화를 요구하는 지역 팀장 일동

 

강원호 강인창 경기수 김진욱 김현수 백종희 이기홍 전희수 최선희 최영송 한상준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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