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4일 보직간부(팀장) 22명이 최경영 기자의 해고에 항의해 보직을 사퇴하고 총파업에 동참한 데 이어 오늘은 대구총국의 팀장과 앵커 기자 2명이 파업 동참을 선언했습니다.
김인규 특보사장 퇴진을 외치는 목소리는 더욱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더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KBS 새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지 두 달이 넘었습니다.
후배들은 길바닥에서 외롭고 힘든 투쟁을 하고 있고,
또 한명의 동료에게는 살인과도 같은 ‘해고’ 처분이 내려졌습니다.
어려운 시기입니다.
회사의 중간 간부로, 또 선후배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맡고 있는
저희로서는 이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당장 일을 그만두고 파업에 들어가면
동료들에게 또 다른 짐을 짊어지게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파업 이후 돌아가야 하는 직장에서
선후배 간 ‘반목’을 만들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에 임하기보다
해고와 폭력, 협박 등 강경한 자세로 일관해왔습니다.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습니다.
후배들의 외로운 싸움을 그냥 보고만 있기에는 너무 안타까웠고, 힘들었습니다.
후배들이 얼마 전 김형태 당선자 편파보도 건으로
포항방송국에서 하는 집회를 봤습니다.
‘지역에서도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구나!’ 대견스러웠습니다.
그동안 회사생활 하면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지만,
가까운 선배라는 이유로,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애써 무시했던 일을 후배들은 용기 있게 실천으로 옮기고 있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한 직장의 월급쟁이로 변하고 있었는데,
파업 동안 후배들의 모습은 신선한 자극제로 다가왔습니다.
‘공영방송 KBS’는 한 사람이 지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구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서 ‘함께 할 수 있구나!’라는 기대를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실망했습니다.
동료들은 힘들게 파업하고 있는데,
큰 생각의 차이가 없음에도 ‘강 건너 불구경’하는 모습에 가슴 아팠습니다.
조금만 같이 노력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데
어느 한 쪽은 목숨까지 내걸고 파업하고,
다른 한쪽은 ‘시늉’만 내고 있는 현실을 지켜볼 수 없었습니다.
뒤늦게 파업에 들어가는 것을 두고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난할 수도 있습니다.
혹자는 ‘줄타기’하는 게 아니냐고 비아냥거릴 것도 같습니다.
그러나 더 늦기 전에 이들과 함께 해서,
남아 있는 회사 생활동안 ‘양심을 지키는 선배’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저희를 시작으로 더 많은 선후배, 동료들이 함께 하는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함께 하면 보이지 않던 ‘길’도 열 수 있습니다. 함께 합시다.
KBS 대구총국 23기
김명환 백종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