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의문] 더 크고 어려운 싸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결의문] 더 크고 어려운 싸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6.08 19:0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업잠정중단 결의문

더 크고 어려운 싸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어제 전국 대의원대회에서 노사 합의문이 추인됨에 따라 95일에 걸친 총파업 투쟁을 잠시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95. 참으로 길고도 험난했던 나날이었습니다. 아직 찬바람이 불던 지난 36, 우리는 부당징계와 막장인사 철회, 특보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투쟁에 돌입했습니다. 누구는 파업의 의미를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며 남녘 땅끝에서 서울까지 두 발로 걸어오며 국민들을 만났고, 누구는 장악된 KBS가 보여주지 않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전국을 누볐습니다. 여의도 희망캠프에서 다른 언론사 동지들과 노숙투쟁도 했고, 폭우가 쏟아지는 여의도 광장에서 파업성금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지난 4년 동안 체념과 관성 속에 잃어버린 줄만 알고 있었던 우리의 자유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동료들의 속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환희와 슬픔, 승리와 좌절을 맛본 적도 있었고, 파업 중 우리의 동료가 해고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랬던 지난 95일의 파업을 이제는 잠시 접어야 합니다. 특보사장 퇴진이라는 목표를 아직 이루지 못한 아쉬움도 있습니다. 아직도 파업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MBC,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 동지들을 남겨두고 일터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또 다른, 어쩌면 지금까지보다 더 크고 어려운 싸움을 준비해야 합니다.

4년 동안 망가질 대로 망가진 KBS를 복원하고, 정권의 입이 된 방송을 바꿔야 하고, 무엇보다 KBS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피폐해진 우리의 자존심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95일간의 파업투쟁을 밑거름으로 삼아 일터에서 그 과제를 수행해 나가야 합니다.

 

이번 협상에서 공정방송을 복원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명백히 우리의 승리이고, 소중한 투쟁의 성과입니다. 하지만 그 기반을 바탕으로 새로운 KBS를 만들어나가는 임무는 바로 우리들이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더 크고 더 새로운 새노조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부당한 간섭과 전횡을 단호히 거부하겠습니다. 양심을 지킨다는 이유로 탄압받는 동료들은 우리가 지켜내겠습니다.

 

또한 KBS, MBC,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 동지들과 함께 한 언론항쟁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닙니다. 언론의 공정성을 파괴한 낙하산 사장들은 반드시 심판되어야 하고, 이 정권 들어 해고된 15명의 언론인들은 일터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리고 언론장악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통해 언론장악의 진상을 밝혀야 합니다. KBS 새노조는 파업을 잠시 접지만 언론동지들과 같이 싸워나가겠습니다.

물론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20107월 파업에 이어 2012년 역사적인 언론 총파업을 거치며 스스로 그만큼 더 크고 성숙해져 있음을 느낍니다. 이제는 전보다 더 크고 넓게 싸워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KBS, 그리고 한국의 언론이 더 이상 언론장악의 희생양이 되는 일을 막아낼 것입니다.

 

2012년 6월 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8대 집행부 본부장 박상현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공원로 13 KBS누리동 2층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