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국] 파업을 중단하며
[스포츠국] 파업을 중단하며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6.1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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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국 성명서

 

파업을 중단하며

 

 

100일 가까운 파업을 잠정 중단하며 이제 업무에 복귀합니다.

 

결승선을 알지 못하는 마라토너의 심정이었다고 할까요?

힘들 것이라는 것, 모르지는 않았지만, 이제 달려온 길을 되돌아보면,

외롭게 혼자 뛰는 레이스였다면 오지 못할 길이었다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땅 끝에서 회사까지 마음을 담은 걸음을 걸어온 리셋 원정대,

파업한 조합원들이 뉴스를 만들어 진짜 언론이라 칭찬받았던 안타까운 역설,

서로 어깨 부딪히며 함께 뛰었던 1200명 동료들,

그리고 무엇보다, 연도에서 박수를 쳐주던 시민들.

 

달리는 동안 우리는 생각했습니다, 때로는 함께 모여, 때로는 혼자 남아.

파업을 하는 시간의 두께만큼이나 고민도 깊었지만,

오히려 생각할수록 답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돈을 내가며 전파를 맡긴 시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 부끄러움이, 그리고 우리 손에 들린 노사합의서의 ‘공정방송’ 정신이

업무에 복귀하는 우리에게 출발선이 될 것입니다.

다시 경기에 나서기 전, 파업 기간의 여러 고민을 담아,

우리는 다음과 같이 결의합니다.

그리고 출발의 총성이 이제 막 울렸습니다.

 

 

1. ‘민원과 부당한 압력’에 의한 뉴스, 중계방송을 거부한다.

 

기자, PD, 간부로서의 공적 책임을 사적 권한으로

간단히 치환하는 경우를 수도 없이 보았고,

그것이 우리를 절망케 하는 일이었습니다.

누가 보기에도 합당한 내용이 아니면

방송을 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박수를 보내준 연도의 시민들에게

우리는 이제 그 ‘거짓말’을 우리 입으로 들려주기를 거부합니다.

 

 

2. 불공정 인사 운영을 거부한다.

 

언젠가부터, 스포츠국 내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후배들을

타부서로 순환근무 보내는 멋진 전통이 생겼습니다.

일할 때 말 잘 듣고, 문제가 있어도 문제 삼지 말고,

꼭 그렇게 해야 조직이 잘 돌아가는 것일까요?

조직을 가장 망가뜨리는 길을 가고 계신 것입니다.

 

 

3. 파업에 참여한 아나운서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한다.

 

그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는 것은,

우리가 불이익을 받지 않는 것만큼 당연한 일입니다.

KBS 스포츠가 가지는 힘은 이들 아나운서의 힘입니다.

그들이 맡았던 프로그램, 그들이 맡아야 할 올림픽 중계,

파업 이전과 달라지지 않아야 합니다.

 

 

4. ‘스포츠 평기자·평PD 협의회’를 발족한다.

 

스포츠에는 탐사보도도, 대선방송도, 대통령 주례연설도 없습니다.

하지만 해야 할 이야기, 하지 못한 이야기는

여기 이 자리에 쓰지 못할 만큼 많습니다.

이제는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정례화한 협의회를 통해, 우리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만들어낼 것입니다.

국부장단도 공식적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듣기를 요구합니다.

 

 

 

언론노조 KBS본부

스포츠국 조합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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