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왕' 이상득과 '봉하대군' 노건평...그리고 KBS 9시 뉴스
'상왕' 이상득과 '봉하대군' 노건평...그리고 KBS 9시 뉴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7.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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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파업 후 첫 공정방송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주제 중 하나는 노건평씨 검찰수사 보도였습니다. 5월 18일 KBS 뉴스9에서 방송한 "노건평씨 측근 계좌서 수백억원 대 뭉칫돈 발견"리포트는 노건평씨 지인의 '뭉칫돈'의 실체가 밝혀지지 않았음에도 마치 이것이 금품수수 등과 관련이 있는 듯하게 표현했습니다. 또한 이 돈이 노전 대통령과 관련이 없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작성한 앵케멘트에 "노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거래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라는 표현을 자의적으로 집어넣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 이후 검찰은 이 '뭉칫돈'이 노건평씨의 지인의 계좌에서 거래된 입출금 내역이고, 그 돈 역시 노전 대통령과 관련이 없다고 거듭 밝혔으나 후속보도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KBS뉴스는 지금까지 노전대통령과 관련돼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검찰발표라는 이름으로 수 많이 공표를 했습니다. 공방위에서 다룬 노건평씨 관련 보도도 그러한 예 중의 하나입니다.

그런데 '상왕' 이상득씨의 구속에 대해 KBS는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요? 지난 금요일(13일) 한 조합원이 사내 게시판에 쓴 글을 올립니다. 노건평씨 구속 때와 이상등씨 구속 때 KBS 뉴스가 어떻게 보도를 했는지 한번 비교해 보세요.


'상왕' 이상득과 '봉하대군' 노건평...

그리고 KBS 9시 뉴스

현직 대통령의 친형이 사상 처음 비리혐의로 구속됐다. 이번 사건은 4년 전 겨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의 구속을 연상케한다. 우리 KBS 9시 뉴스는 지금과 4년 전 당시 어떻게 보도했을까?

우선 노건평 씨 사건의 경우 검찰의 공개 소환 조사에서 구속까지 나흘밖에 걸리지 않았다. 2008년 12월1일 소환돼 12월 4일 구속됐다. 속전속결인 셈이다.

반면 이상득 씨의 경우 7월3일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이후 구속되기까지 일주일(9일)이 넘게 걸렸다. 검찰의 영장 청구가 소환 조사를 벌인 이후 시일을 두고 한데가 금요일에 청구하는 바람에 이 씨는 고스란히 주말을 영장실질심사에 대비할 수 있었다. 각설하고 그렇다면 우리 뉴스는 어땠을까?

노 씨의 경우 소환조사된 날 톱부터 4꼭지, 그 다음날 구속영장 청구하면서 또 톱부터 4꼭지, 다음날 3번째부터 3꼭지, 구속된 날은 톱부터 무려 8꼭지를 했다. 나흘 동안 노건평 씨 사건과 관련해 19꼭지를 한 것이다. 내용도 무척 다양하다. 동생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반응(?)과 관련해서도 단독 꼭지로 두 번을 다뤘다.

그럼 이 씨의 경우를 보자. 검찰 소환 조사 당일인 지난 7월3일 톱과 세컨으로 2꼭지, 다음날 톱부터 2꼭지, 그 다음날엔 5번째에 정두언 건으로 1꼭지, 구속영장이 청구된 날은 톱으로 한 꼭지만 다뤘다. 그리고 주말에는 검찰발 꼭지 하나와 집중리포트로 다뤘다. 실질 심사가 있던 날 3번째 꼭지로 하나만, 그리고 구속된 어제는 3번째와 4번째로 2꼭지를 다뤘다. 어제까지 9일에 걸쳐 모두 11꼭지(집중을 둘로 치면 12꼭지)다.

노건평 씨의 경우와 이상득 씨의 경우 내용을 떠나 양적으로만 보아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속이 이뤄진 날의 경우 두 사건을 대하는 KBS 9시 뉴스의 차이는 그야말로 극적인 대비를 보이고 있다. 양적인 차이가 크다보니 내용적으로 두 사건을 대하는데 있어 큰 차별을 보이고 있다. 제목만 봐도 대략적인 내용을 짐작할 수 일을 것이다.(참조1,2)

물론 뉴스의 편집이나 배치는 가치가 비슷하게 느껴지는 사건이라도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 두 사건의 경우 좀 지나칠 정도로 차이가 있다. 누군가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외람되지만 반복되는 역사, 반복되는 사건들 속에서 일관된 기준과 입장을 갖는 것이 공명정대한 언론, 正論의 첫 번째 요건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와 지금 9시 뉴스 편집 책임자들은 비록 다른 사람들이만, 편집을 책임지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한 번쯤 노건평 때 우리 뉴스는 어땠을까 들여다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때가 過했던 것인가? 아니면 지금이 부족한 것인가? 편집부장, 주간, 보도국장 그리고 특히 이화섭 보도본부장께 이상득 씨와 관련한 우리 9시 뉴스를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는 지 여쭙고 싶다.(끝)

<참고1> 2008년 12월 노건평 씨 구속 당시

○ 2008년 12월1일 ? 노건평 검찰 소환 조사

1. 노건평 “금품수수는 없었다” 확고히 밝혀 정윤섭

2. 노건평, 구체적인 혐의·형사 처벌 수위는? 노윤정

3. 되풀이되는 대통령 친인척 비리, 어디까지? 강민수

4. 盧 후원자 박연차 회장, 이번엔 구속될까? 김준범

○ 12월 2일-노건평 구속영장 청구

1. 검찰, 노건평 ‘30억 수수 공범’ 사전영장 청구 노윤정

2. 과거 전직 대통령 수사 비해 ‘속전속결’ 진행 김귀수

3. 盧 전 대통령, 심기 불편…퇴임 후 ‘큰 시련’ 박상현

4. 농협회장이 어떤 자리기에?…50억원 ‘꿀꺽’ 정윤섭

○ 12월 3일-

2. 검찰, 박연차 회장 비자금 사용처 수사 강민수

3. 노건평 영장실질심사 쟁점은 ‘물증’ 김준범

4. 국회,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경위 추궁 이경진

○ 12월 4일 ?노건평 구속

1. 검찰, 노건평씨 ‘알선수재’ 혐의 구속 최서희

2. 검찰 “노건평씨, 사실상 로비 주도 판단” 김귀수

3. 노건평씨, 말 많고 탈 많았던 ‘5년 행적’ 노윤정

4. 봉하마을 ‘큰 충격’…盧 전 대통령 ‘착잡’ 손원혁

5. 盧 전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 탄력 받나? 강민수

6. [심층취재] ‘대통령 친인척 비리’ 근절대책은? 김명주

7. 박연차 회장 “비자금 조성·전달한 적 없다” 공웅조

8. 이 대통령 “농협, 정치 이권 개입” 질타 이춘호

<참고2> 2012년 7월 이상득 씨 구속 당시

○ 2012년 7월 3일-이상득 검찰 소환 조사

1. 이상득 피의자 신분 조사…이번 주 영장 청구 김희용

2. 검찰, ‘금품수수 의혹’ 정두언 의원 5일 소환 양성모

○ 7월4일

1. “이상득 대선 직전 수수 진술”…정두언 내일 소환 김시원

2. 영일대군-봉하대군…‘형님 권력’ 닮은 꼴 몰락 김준범

○ 7월5일

5. 검찰, 정두언 의원 ‘피의자’ 조사…기소 방침 김건우

○ 7월6일 ? 이상득 구속영장 청구

1. ‘저축은행 비리’ 이상득·정두언 구속영장 청구 김시원

○ 7월7일

3. 검찰 “이상득·정두언, 금품 수수 공범 관계” 양성모

4. [집중진단] 반복되는 측근 비리…악순환 고리 끊어야 하송연 김병용

○ 7월10일- 이상득 영장실질심사

3. 이상득, ‘계란 세례’ 봉변…구속 밤늦게 결정 김시원

○ 7월11일- 이상득 구속

3. ‘상왕’ 이상득 구속…“국회 안에서 돈 받아” 김건우

4. 민주, 대통령 사과 요구…이 대통령 ‘침묵’ 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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