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차 공방위결과보고서&공추위보고서-선관위권고무시 총선기간 MB주레연설강행등
20차 공방위결과보고서&공추위보고서-선관위권고무시 총선기간 MB주레연설강행등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7.1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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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0차 공정방송위원회 결과보고서>

- <심야토론> 부사장 개입의혹, 선관위 권고 무시 총선기간 MB 주례연설 방송 집중 추궁

- 사측 노건평씨 관련 보도 MC멘트 자의적 수정 잘못 시인,

‘수정 노력’의견 피력

지난 금요일(7월 13일) 오후 6시 제 20차 공정방송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안건과 참석 위원,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노건평씨 관련 보도의 문제점

노측위원 : 홍기호 부위원장, 최경영 공추위간사(노측 간사), 황형선 공추위간사,

강윤기 공추위간사, 윤성도 정책실장 (이하 노측위원은 변경 없이 동일)

사측위원 : 길환영 부사장, 이화섭 보도본부장, 김시곤 취재주간, 윤준호 편집주간,

김인영 인터넷 주간(사측 간사)

■주요 쟁점사안

- 5월 18일 9시 뉴스 “수백억 뭉칫돈 발견”리포트에서 ‘뭉칫돈’의 실체가 밝혀지 지 않은 상태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무관하다고 밝혔는데도 MC 멘트에서 ‘노대 통령 재임기간 중 거래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고 밝힘.

- 공방위 중 확인 결과 문제의 MC 멘트는 데스크가 자의적으로 첨가한 것으로 밝혀 졌음.

- 그 후 검찰이 ‘뭉칫돈’은 노건평씨 지인의 사업용 통장의 입출금 내역이고, 노전 대통령과 무관하다고 재차 확인했는데도 후속보도를 하지 않았음.

■결과

- ‘미디어 비평’ 등을 통한 정정보도 등의 후속조치를 요구했지만 사측 거부.

- 사측, 앵커멘트에 다소간의 아쉬운 표현상 문제가 있었지만 본질적인 내용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고, 검찰수사가 진행중이기 때문에 수사 종료 시점에 다시 다루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 피력.

단, 사측 위원은 “노 전 대통령 재임기간..” 멘트를 추가한 것은 잘못된 것이고, 시정노력하겠다고 밝힘.

2. <심야토론> 아이템 선정의 부적절성과 부사장의 아이템 선정 개입 의혹

사측위원 : 길환영 부사장, 전용길 콘텐츠본부장, 허진 다큐멘터리국장,

홍혜경 편성국장, 김학순 교양국 EP(사측간사)

■ 주요 쟁점사안

- 4.11 총선 이후 ‘북한의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4.28) / ‘종북세력 국회입 성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5.26) / ‘북한인권법 논란, 쟁점은?’(6/9) 등 북한 관 련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룸.

- 5월 26일 방송 ‘종북세력 국회입성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는 통진당 일부 의원 들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고 토론을 전개. 왕상한 MC 또한 ‘종북세력이 국회 입성하는 것의 적절성’으로 주제를 몰아감.

- 길환영 부사장이 아이템 선정과정에서 직접 개입을 하고 있다는 증언을 여러 명으 로 부터 확보, 이에 대한 사실여부를 집중 질의함.

길 부사장은 제작 EP에게 직접 전화를 한 사실은 시인, 하지만 개입 사실은 완강히 부인함.

■ 결과

- 노측, 부사장의 개입여부가 논쟁이 되는 만큼 노사동수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제안. 사측 거부함.

3. 총선기간 중 MB 주레연설 방송

■ 주요 쟁점사안

- 4.11 총선 법정 선거기간인 4월 2일 MB 주레연설 방송

-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KBS가 선관위에 대통령주례연설 방송의 적절성에 대 해 질의, 선관위는 자제 의견을 회신함.

- 선관위의 방송자제의견마저 무시하고 MB 주례연설을 강행한 이유를 추궁함.

■ 결과

- 책임자의 문책과 주례연설을 폐지 요구.

- 사측은 대통령이 국정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주례연설은 국정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 대선 전에는 필요 하다면 유권해석을 받아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힘.

이번 공정방송위원회에서는 선관위 의견까지 무시한 MB 주례연설 방송, <심야토론>의 부사장 개입 의혹, 노건평씨 관련 보도의 MC멘트 자의적 왜곡 등 중요한 내용들이 많이 다뤄졌습니다. 공정방송위원회에서 다뤄진 주제에 대한 상세 내용을 <공정방송추진위원회 보고서>로 작성, 첨부합니다.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주간 보고서 (제 26호)

달라지지 않은 KBS 최고위 간부들, 집권여당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말하다.

노사합의로 95일만의 파업을 접은 지 한 달 여 만에 열린 공정방송위원회.

오후 6시부터 시작해 서너 차례의 정회를 거듭하며 공방을 벌였지만 파업전과 달라진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길환영 부사장이 이끄는 KBS 최고위 간부진은 예의 강고한 국가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말도 안 되는 억지 주장과 변명으로 일관하며 공정방송위원회를 파행으로 이끌었다.

이명박 정부 아래 이뤄진 불공정 보도 행태를 개선하겠다는 약속도 하지 않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도 무시한 라디오센터의 대통령 주례연설 방송담당 책임자의 문책 요구도 거부했다. 또 주례연설도 최소한 대선전까지는 계속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며, 의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길환영 부사장에 대한 진상조사요구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로지 변명,물타기,거부로 이어지고 있는 명목뿐인 공정방송추진위원회를 계속해야 할지, 아니면 사측의 정파적인 보도행태를 시청자에게 직접 알릴 새로운 시도를 모색해야 할지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대통령 선거기간에 갖가지 여론장난질을 통해 정부여당 편들기를 할 사측의 여론조작을 막을 방법이 없다. KBS 새노조는 더 이상의 말싸움은 원치 않는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방위라는 제도로 불공정 보도행태를 바꿀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수밖에 없다. 사측의 노회한 지연전술에 더 이상 끌려다닐 시간이 없다.

1. 죽은 자, 노무현을 욕되게 하라.

지난 5월 18일 KBS 9시 뉴스는 노건평씨 주변 인물 계좌에서 수백억원의 뭉칫돈이 발견됐다며 이는 노전대통령 재임 기간에 거래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도의 정확한 앵커 멘트는 다음과 같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의 주변 인물 계좌에서 수백억원하는 뭉칫돈이 발견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 재임기간에 거래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000 기자입니다.”

그러나 창원총국의 기자가 작성한 리포트의 앵커멘트는 이와는 달랐다. 당초 원고의 앵커멘트는 다음과 같다.

“노무현 전 대통령 형 노건평씨 주변계좌에서 수백억원의 뭉칫돈이 발견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000 기자의 보도입니다.”

취재기자가 쓴 앵커멘트는 검찰주장을 되도록 드라이하게 처리하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지만 정작 방송에 나간 앵커멘트만 놓고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관성이 뚜렷이 강조된다. 노건평씨 얼굴과 함께 앵커의 어깨걸이 자막에는 '수백억 뭉칫돈 발견'이 나갔으니 이 보도를 처음 접한 시청자가 받을 이미지는 '뭉칫돈','노건평',그리고 '노무현'밖에 없다. 이 쪽 저 쪽의 사실을 비틀고 짜깁기해 고인이 된 전 대통령을 교묘히 욕보이려는 행태로밖에 볼 수 없는 구성이다. 이미지를 조작하고 싶어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KBS 보도국 수뇌부가 애초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증오심이 가슴 속 깊은 곳에 박혀 있어서 그런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앵커멘트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한 사측도 고의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 리포트는 앵커멘트뿐만 아니라 그동안 KBS 9시뉴스가 고 노무현 대통령과 관련해 보여온 여러 문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먼저, 검찰이 흘린 이 수백억 원의 뭉칫돈이라는 것이 사실은 뭉칫돈이 아니다. 같은 리포트에 보면 이 돈은 "2005년부터 2008년 5월까지 3년여 동안 거래가 오간" 돈의 합계이다. 3년여 동안 수 천 번의 돈이 거래가 됐는데 그 합계가 수 백억 원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검찰이 말한 이 계좌는 연매출 150억 원하는 회사의 주거래계좌였다. 연매출 150억 원하는 회사 계좌에서 3년여 동안 수백억 원의 돈이 오고 간 것이 이상하다는 게 결국 검찰의 주장이었던 셈이다. 검찰이 밝힌 팩트는 이 회사 계좌의 주인, 그리고 이 회사의 사장이 노건평씨와 친구였다는 것이다. 곰곰이 따져보면 별다른 사실이 없는데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등장한다. 중간 중간 매듭마다 논리적으로 이어질 확정된 사실들의 튼튼한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에서 검찰이 흘린 '뭉칫돈','자금관리인'이라는 말만 강조하다보니 마치 엄청난 범죄행위가 이뤄졌던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사실 확증에 자신감이 떨어진 검찰이 사흘 뒤인 5월 21일 '노건평씨와 수백억 계좌는 직접적 연관이 없다'고 한 발 빼고 나선 뒤부터다. 한겨레를 비롯한 타 매체는 이 검찰이 사실상 말을 번복했다고 썼지만 앵커멘트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연관성까지 강조했던 KBS는 이런 검찰의 사실 번복을 보도하지 않았다. 25일 노건평씨가 검찰에 불구속 기소당한 날도 관련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같은날 케이블 방송사인 MBN은 앵커멘트를 통해 "노건평씨가 변호사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뭉칫돈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고 해당 리포트를 통해서도 검찰 인터뷰 바로 뒤에 이 번복된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뭉칫돈'과의 연관성은 부인했습니다. 검찰이 다시 한번 노씨와 박씨 형제의 계좌와는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뭉칫돈'의 실체 입증이 어려워졌습니다.”(MBN 5월 25일)

KBS 9시 뉴스는 전 대통령의 형과 고인이 된 전임 대통령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는 보도를 악의적으로 진행하고 이에 반하는 검찰의 발언이 나왔음에도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만약 KBS보도가 정파적이고 악의적인 것으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은 이 보도 하나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 2008년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씨가 구속될 당시에는 직접적인 연관기사만 6꼭지, 간접적인 연관기사까지 포함하면 8꼭지를 보도했던 KBS 9시 뉴스는 며칠 전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의원이 구속됐을 때는 달랑 한 꼭지만을 보도했다.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을 담은 후속 기사까지 넣어도 단 두 꼭지다. 또, 파이시티 의혹과 관련해 최시중씨나 박영준씨등 대통령의 측근들이 구속됐을 때도 이 부정의혹이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05년에 일어난 일임을 적시하지 않았다. 당시 인허가권에 열쇠를 쥐고 있던 서울시장은 당연히 연루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대통령 측근 구속 보도는 철저히 드라이하게 사실 위주로 접근했다.

바로 이런 거다. KBS가 정파적이라고 의심받는 이유, 집권여당의 꼭두각시라고 세간의 비아냥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이런 일관성 없는 9시 뉴스의 편집 행태들 때문이다. 어떨 때는 사실 위주로 드라이하게, 어떨 때는 없는 이미지도 만들어서 선명하게... KBS 9시 뉴스가 노건평씨 관련 보도를 한 것처럼 최시중, 박영준씨와 관련해 보도한다면 앵커멘트는 꼭 이렇게 보도했어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기간에 일어난 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000기자입니다.”

2.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도 무시하는 KBS

이명박 정부 이후 국영방송같은 KBS의 이미지를 고착시키는데 큰 역할을 담당해온 게 1라디오에서 방송되는 대통령 주례연설이다. 그런데, 정치적으로 논란이 있는 이런 방송을 KBS는 지난 4월 총선기간 버젓이 내보냈다. 노동조합이 조사해보니 선거기간에는 방송을 자제해야 한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공방위에 참석한 라디오 센터장이나 담당 국장은 그런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쯤 되면 책임자의 문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길환영 부사장을 대표로 하는 사측은 책임자 문책도 할 수 없으며, 주례연설도 당장 폐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에는 방송 내용이 선거법에 저촉되는 지 여부를 해당 연설 방송 전에 선관위에 물어보고 방송을 하겠단다. 꼭 주례연설을 하겠다는 의지표현의 다름 아니다.

노동조합이 밝혀낸 바에 따르면 이미 회사는 지난 6.2 지방선거전인 2010년 3월, 선거기간 중에 대통령 방송연설을 편성하는 것이 공직선거법에 적용되는지 여부에 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중앙선관위는 2010년 3월 25일KBS에 다음과 같은 답변을 보냈다.

<정부의 정책이 정당,후보자간 선거의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기간에 대통령이 정부정책에 대한 방송연설을 하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으므로 자제되어야 할 것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회답>

중앙선관위가 언론사인 KBS에게 "자제하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상 하지 말라는 뜻이다. 그런데도 이런 공문의 존재여부조차 모르고 있었던 사측은 자제하라는 것은 꼭 해서는 안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변명에서부터, 다음 대선기간에는 대통령 연설내용을 사전에 선관위의 해석을 받고 방송하겠다는 궤변까지, 이해할 수 없는 말들만을 반복했다.

이래놓고 공영방송이라고 말할 염치나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도대체 공영방송으로서의 KBS 독립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대통령의 주례연설을 왜 이토록 고집하는가? 최고위 간부들로 임명해준 그 님에 대한 보은의 마음인 것인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게다가 이렇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까지 제멋대로 무시한 주례연설 방송 책임자에 대한 문책도 전혀 고려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였으니, 시청자는 무시하고 대통령만 섬기면 내 자리는 보존된다는 심산이라고 밖에는 여길 수 없는 것이다.

헌법기관인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도 각하에 대한 충성심 앞에서는 무용지물인 셈이다. 책임자를 문책할 수 없다면 계속 문제가 되고 있는 주례연설이라도 폐지해야 한다는 노동조합의 합리적인 요구를 사측은 묵살했다. 잘못이 있어도, 논란이 있어도, 공영방송 KBS 이미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도, 그거 각하가 계시는 한 계속 주례연설을 방송해야만 한다는 이런 태도가 과연 지난 6월 파업을 접는 대가로 약속한 노사합의 정신인가?

3. 정파적 심야토론 주제 설정과 길환영 부사장 개입 의혹

우리가 파업을 하고 있는 동안 KBS의 방송은 더 망가져 있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1TV의 <심야토론>이었다. 4.11 총선이후 <심야토론>에서는 2주에 한 번꼴로 정부여당의 이데올로기 공세를 주제삼아 방송했다.

<4월 28일-북한의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 5월 12일-위기의 진보, 어떻게 볼 것인가? / 5월 26일-종북세력 국회입성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 6월 9일-북한인권법 논란, 쟁점은?>

집권여당이 짜놓은 의제 설정에 맞춰 주제를 정하고 거기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이념적 편향성은 제목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특히 5월 26일 방송된 ‘종북세력 국회입성 논란...’은 이미 종북세력이 한국사회에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이 세력이 국회에 입성하면 되느냐 안 되느냐를 가지고 토론하겠다는 의도가 뚜렷이 표현됐다. 편파적 주제선정이다.

프레임을 한 방향으로 몰고 가겠다고 이렇게 선언해버린 KBS <심야토론>과 달리 MBC는 ‘종북논란 속 북한 인권’이라고 제목을 달면서 종북논란을 그나마 전반적으로 다루려는 태도를 보였고, SBS는 ‘색깔논쟁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제목을 통해 집권여당의 이념공세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중립적으로 사태를 보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유독 심야토론만 집권여당에 유리한 편향적 주제선정을 한다는 질문에 전용길 콘텐츠 본부장은 "종북으로 의심되지, 뭐가 안 돼! 그런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오는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KBS가 말 안 할 수 있나?"라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우리는 최대한 객관적이고 중립적 태도를 유지해야 할 언론인이다. 이른바 '종북세력'을 탐탁치않게 생각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사견일 뿐 그것이 방송의 결과물로 나와서는 안 된다. 그런데 가장 중립적이어야 할 토론 프로그램에서 제목부터 그런 편향적 이데올로기를 내포하고 있었고, 콘텐츠 본부장은 그것이 왜 문제인지에 관한 명확한 인식이 없없다. 그러면서 방송의 제목에서 나타난 것과 비슷한 편향된 이념을 우리에게 '사회정의'인양 부르짖었다. 무지로부터 나온 용기가 만용에 가깝다.

<심야토론>의 더 큰 문제는 주제와 패널선정에 길환영 부사장이 개입되어 있다는 다수 프로듀서들의 증언이다. 한 PD는 국장도 배제한 채 부사장이 직접 아이템을 낙점한다고 했고, 또다른 PD는 CP-EP-부사장이 심야토론의 비선 결정라인이라고 말했으며, 또 다른 PD는 아이템은 부사장이 최종 결정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으며, 또다른 PD는 다큐국의 대다수 PD들은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거짓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사람들로부터의, 너무나 구체적인 증언들이다.

이에 대해 허진 국장과 전용길 본부장은 앞장서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고, 아랫사람들의 적극적 부인을 충분히 들은 길환영 부사장은 안정감 있는 목소리로 점잖게 ‘그건 음해’라고 말했다. 그래서 노동조합은 서로의 주장이 다른 상황이니 이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를 열자고 사측에 제안했지만 이 역시 다른 안건들과 마찬가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후 6시에 시작해 자정 넘겨 끝난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파업전과 마찬가지로 변명과 궤변, 고성이 난무하는 속에 단 한 가지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파행으로 끝났다.

우리는 사측에게 제안한다. 공정보도, 공영방송에 대한 진정성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그렇다고 선언하라. 공정보도의지를 천명한 노사간의 합의도 파업을 접게 하기위한 쇼였다고 한다면 그렇다고 고백하라. 이런 식의 공방위는 계속 할 필요가 없다. 정파적인 사측간부들과 소모적인 언쟁을 벌이는 것이 공방위의 목적이 아니다. 공방위의 목적은 "공정보도를 쟁취"하는 것이다. 공방위가 본연의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사측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이대로 대통령 선거전까지 유야무야 '집권여당 기득권 옹호세력 KBS'로 남고자 한다면 분명한 단절의 고리를 찾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행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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