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김재철 사장은 자중하길 바란다.
MBC 김재철 사장은 자중하길 바란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7.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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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김재철 사장은 자중하길 바란다.

- <시사기획 창>, <추적60분>에 대한

MBC 사측의 대응에 유감을 표하며

대한민국의 양대 공영방송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는 차마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MBC 사측은 지난 10일 방송된 <시사기획 창> ‘2012년 노동자의 삶’ 편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제재조치를 신청하는 한편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 1억 원을 요구하는 언론조정 신청을 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쌍용자동차, 한진 중공업, 언론사 파업 문제 등 노동운동을 진단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던 작품이다. 하지만 MBC는 ‘시사기획 창’이 노조의 입장을 옹호하고 자사를 비난했다고 주장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우리는 대한민국 대표 언론사 중 하나인 MBC에서 언론의 자유를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다면 우선 언론중재위원회를 통해 정정보도나 반론보도를 신청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다. 하지만 MBC 사측은 아무리 ‘시사기획 창’의 내용이 마음에 안 들었다고는 하나 방통심의위에 제재조치를 신청했고, 언론중재위에는 정정보도 뿐만 아니라 손해배상까지 신청했다. 비판적인 보도를 막기 위해 일부 집단이 사용하는 압력수단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의 자유를 언론사가 직접 탄압하는 웃지 못 할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다.

프로그램을 직접 본 시청자라면 누구나 제작진이 MBC 노사의 입장을 공정하게 다루고자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시사기획 창>과 MBC의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은 수차례 협의를 통해 7월 7일 오후 5시에 공식 인터뷰를 하기로 합의했었으나 MBC측은 일정을 한차례 연기했고, 7월 8일 일요일에 MBC 사측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인터뷰 자체를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인터뷰 거절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일간지에 게재한 신문광고 등을 활용해 MBC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시사기획 창>의 담당 기자는 인터뷰를 취소하는 MBC 관계자에게 “MBC의 입장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고 질문했지만 관계자는 “알아서 하시라”고 답했다고 한다.

우리는 MBC 사측의 움직임이 25일 방송 예정된 <추적60분> ‘MBC 파업사태’편의 방송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추적60분> 취재진의 회사 진입을 강제로 막는가 하면 KBS 사측에 수신료 문제와 지배구조 개선 등 KBS 내부 문제에 대한 취재를 공식 요청했고 우리 조합에게도 취재를 요청했다. 믿고 싶지 않지만 일부 MBC 고위 간부들이 “<추적60분>에 대응해 <뉴스데스크>와 <100분토론>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KBS의 문제들을 직접 다루겠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만약 이러한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번 사건은 두 방송사간의 문제를 넘어서 언론사에 다시 쓰여질만한 언론탄압 사건이 될 것이다.

<무한도전>의 불방이 6개월을 넘어섰다. 아무리 시청자들이 <무한도전>이 제공하던 웃음을 갈구하고 있지만 MBC 사측에서 그 역할을 대신할 필요는 없다. 우리 조합은 김재철 사장과 MBC 사측에 정중히 말한다. 지금이라도 MBC 사측은 <시사기획 창>과 <추적60분>에 대한 비상식적인 대응을 멈추고 자중하시길 부탁드린다.

2012717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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