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혁기, 이길영씨는 KBS 이사가 될 자격 없다.
윤혁기, 이길영씨는 KBS 이사가 될 자격 없다.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7.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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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인물들의 KBS 재입성?

- 윤혁기, 이길영씨는 KBS 이사가 될 자격 없다.

전두환이 육사생도들의 사열을 받고 5.16 쿠데타가 최선의 선택으로 미화될 조짐을 보이는 요즘의 시대적 분위기 때문일까?

지금 거론되고 있는 KBS 이사 후보자들의 면면을 보고 있으면 이미 오래 전 언론계에서 퇴장했어야 할 인물들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 같아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먼저 이길영 현 KBS 감사.

그는 1980년대 전두환 정권 때 보도국장을, 노태우 정권 때 보도본부장을 역임했다. KBS 취재진이 거리에서 돌을 맞던 시절 편파보도의 몸통이란 얘기다.

1989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문공부 ? KBS 간부 접촉사건에도 그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 사건은 문공부(당시 최병렬 장관) 홍보조정실에서 언론인들과 접촉을 해 얻은 정보를 활동(접촉) 결과보고란 이름으로 작성한 문건들이 폭로돼 제 2의 보도지침 사태로 불렸던 일이다.

요즘으로 치면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에 해당하는 사건이다.

1987517일 작성된 한 문건에서 이길영 당시 보도국장과 이대섭 부국장이 공보부 직원을 만난 내용이 언급돼 있는데, ‘신문보도의 편파성을 느끼고 방송 보도에 대한 균형을 찾도록 한다는데 의견을 모음’, ‘김만철 회견등을 확대 부각함으로써 신문보도의 편파성을 방송이 극복토록 노력함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전두환 독재정권의 폭압이 극에 달해 6월 항쟁이 일어나기 직전 KBS가 김만철 일가 귀순을 확대, 부각해 정권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보도국장이 당시 언론장악 기구였던 문공부 직원과 만나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는 말인데, 이런 사람이 보도국장으로 있으니 당시 KBS 보도가 땡전뉴스로 불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노태우 정부의 민방특혜의혹이 한창이던 199011, 보도부본장이던 그는 일요일 아침에 방송된 <오늘의 문제-새 민영방송>이란 대담프로그램에서 MC를 맡아 최병렬 공보처장관을 불러 대담을 했다. 이 대담에서 이길영 부본부장은 서울방송 출범에 대한 우려를 추가질문 없이 간접 인용하는 방식으로 묻고 최병렬 공보처장관이 답변을 하게 한다. 비판적인 질문을 하는 척 하며 상대방에게 일방적 해명의 기회를 주는 전형적인 관제홍보 수법이다.

이렇게 5,6공 시절 편파, 관제 보도의 책임자가 오랜 시간이 흘러 KBS의 감사가 되고, 다시 KBS 이사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니 도대체 세상이 거꾸로 돌아가도 이래도 되는지 의문스럽다. 대구경북한방산업진흥원원장 재직 시절의 채용비리 의혹이나 KBS 감사 취임 후 비리의혹 직원들에게 면죄부를 준 사건들은 그의 인생역정을 볼 때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역시 KBS 이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윤혁기 전 SBS 사장의 경우 역대 정권을 거치면서 양지만을 쫒아온 박쥐 언론인의 풍모가 느껴진다.

그 역시 전두환, 노태우 정권 당시 KBS에서 방송본부장과 기획조정실장, 부사장을 지냈다. <전두환 장군의 이모저모><특별기획 한민통의 정체>니 하는 요상한 방송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가고 수신료 거부운동이 일어날 때 방송본부장 등을 했으니 역시 이길영 감사와 함께 편파, 관제 방송의 또 다른 몸통이라 할 수 있다.

당시 노조가 그를 정구홍 사장의 右혁기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보면 군사정권시절 KBS의 관제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퇴직 후 SBS 사장으로 갔다가 19985백 명의 직원을 자회사로 분사시키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다 노조와의 갈등 끝에 불명예 퇴진을 했다.

김대중 정부 때 관변단체에 몸을 담갔던 그는 노무현 정부 말기인 2007년 갑자기 색깔을 바꿔 뉴라이트 등 보수우익 단체와 인물들로 구성된 2시국선언 애국시민모임에 참여를 했다. 이 단체는 좌경화가 나라의 심장을 위협해, 나라가 망하기 전 구국운동에 나선다“1997년과 2002(대선)에 저질렀던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겠다고 정치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이력을 볼 때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양지와 권력을 쫒는 대표적 철새 언론인의 전형임을 알 수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식으로 돌변을 할지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이런 사람이 KBS 이사장이 된다면 또 다시 수신료 거부운동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지 우려가 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장기간 민방의 사장이었던 사람이 공영방송 KBS의 이사, 이사장이 된다는 것은 너무도 부적절한 일이다.

사상최초의 언론파업을 통해 우리는 MB정권과 새누리당(한나라당)이 그동안 저질러왔던 언론장악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사람을 KBS 이사로 앉히는 것은 언론자유를 바라는 시민들과 노동자들에 대한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새누리당과 청와대, 방통위는 오판하지 않기를 바란다.

201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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