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규의 대량 중징계 , 명분 없다
95일간의 언론 자유투쟁에 대한 사측의 졸렬한 조치가 나왔다. 언론노조 KBS 본부 김현석 위원장이 또 해직됐다. 김현석 위원장으로서는 두 번째 해직통보다. 홍기호 부위원장도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당했다. 장홍태 사무처장과 윤성도 정책실장,오태훈 조직국장,그리고 이철호 선전국장은 정직 3개월이다. 성재호 특임국장은 또 정직 2개월을 당했다. 세 번째 정직이다. 김경래 편집주간도 정직 2개월이다. 김우진 노사국장, 강윤기 공추위 간사에게는 정직 1개월이 나왔다. 노동조합 집행부인 이승호, 김성일, 남철우,정창화도 감봉 3개월부터 1개월 등에 처해졌다. 특히, 사측은 100일간의 제작거부를 이끌었던 황동진 전 기자협회장에게 정직 4개월, 정윤섭 전 기자협회 부회장에게도 정직 1개월의 중징계를 내렸다.
이제 언론인들에 대한 징계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이명박 정부 4년여 동안 공영방송과 언론자유 회복을 위해 싸운 수 백 여명의 언론인들이 부당한 징계를 당했다. 워낙 해직과 정직이 남발되다 보니 이제 해직이 해직 같지 않고 정직도 정직 같지 않다. 징계가 징계 같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징계에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95일 동안의 언론노조 KBS 본부 파업은 이명박 정부가 망쳐 놓은 공영방송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최소한의 몸부림이었다. 보도의 공정성이 훼손되고 제작 자율성이 침탈되는 상황에서 언론인으로서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서 행동한 의로운 파업이었다. 그런데 사측은 또 다시 예의 징계로 답하고 있다. KBS 본부가 사규를 위반했다면 이명박 정부와 꼭두각시 경영진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언론자유를 침탈했다. 누가 누구를 징계할 수 있는가?
둘째, 이번 징계는 KBS 본부가 파업을 중단하고 들어올 때 사측이 약속한 노사합의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위원장은 해직, 부위원장은 정직 6개월이 사측이 마음속에 담아놓은 ‘최소한’의 징계인가? 성재호 특임국장은 벌써 세 번째 정직이다. 게다가 평기자들의 총의에 따라 제작거부에 돌입했을 뿐인 황동진 기자협회장과 정윤섭 부협회장까지 정직이라는 중징계에 처해져야 한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사측의 징계를 두려워하는 KBS 본부 노조원들은 없다. 오히려 훈장이라 여긴다. 징계가 징계로서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상황에서 굳이 대규모 징계를 감행하는 사측은 집권여당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사내 강경파에 휘둘리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회사의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의 언론자유 투쟁은 정당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95일 파업은 정의로웠기 때문이다.
2012년 7월 27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