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KBS 새노조 "이길영 감사 이사 선임 반대"
[오마이뉴스]KBS 새노조 "이길영 감사 이사 선임 반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7.31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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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노조 "이길영 감사 이사 선임 반대"

파업 종료 이후 첫 사내집회.. 사측 "법원에서 결격사유 없다고 한 사람"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31일 정오 서울 여의도 KBS 사옥 '민주의 터'에서 '비리인사 추천 철회와 부당징계 분쇄를 위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길영 현 감사의 차기 KBS 이사 선임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95일 동안 파업을 벌였던 조합원들은 복귀 이후 53일 만에 첫 집회를 열고 "이길영 감사는 온갖 부정부패 의혹에 휩싸인 인물이며 지난 2008년 대구경북 한방산업진흥원 원장으로 재직 당시 친구 아들을 부당한 방법으로 채용했다가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당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 유성호

"런던으로 떠나는 스포츠팀과 식사하면서 '이번 올림픽에는 스포츠 즐길 수 있을까' 했더니 올림픽 기점으로 칼을 꽂았다. 지난번 올림픽 때 그런 짓을 하고 너무나 뻔뻔하게 또."

31일. 파면, 정직 4개월, 해임. '징계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김현석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이하 새노조)장이 95일간의 총파업 이후 또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업무 복귀 이후 첫 사내 집회.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는 1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였다.

올림픽 때만 되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 당시 여당 이사들 주도로 정연주 KBS 사장 해임 제청안이 통과됐다. 사흘 후, 올림픽 개막식에서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은 해임 제청안에 서명했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12년. 런던에서 올림픽 개막식이 열린 지난 27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9월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KBS 이사회 이사진 명단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는 전두환 정권 시절 KBS 보도국장, 노태우 정권 시절 KBS 보도본부장을 지낸 이길영 감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KBS 이사회는 여당추천 7명, 야당추천 4명으로 구성된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24일 사측은 '김인규 사장 퇴진', '공영방송 사수'를 구호로 내걸고 100일 가까이 파업을 벌인 노조 집행부와 기자협회 간부 18명을 대상으로 '징계 폭탄'을 내렸다. 김현석 위원장은 해임됐다.

노조는 이길영 감사의 이사 선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특보를 통해 "11명의 이사 중 최고령자인 이길영씨는 연장자가 이사장을 맡는 관례대로 이사장이 될 확률이 높다"면서 "특보사장의 취임 이후 KBS는 또 한 번의 치욕을 맞게 됐다"고 개탄했다.

이 감사의 자격 논란은 19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정조사에서 야당이 입수해 폭로한 '문공부(문화공보부)-언론인 개별접촉' 문건에 따르면, 1987년 5월 13일 이길영 당시 KBS 보도국장은 문공부 직원과 만나 탈북가족 '김만철 회견 등을 확대 부각'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나온다. 이를 노조는 "당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호헌조치에 분노한 민심을 돌려보기 위해 KBS 보도국장이 문공부 직원과 작당하고 언론장난질을 시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가 이 감사를 "땡전뉴스의 주역"이라고 비판하는 이유다.

노조는 이 감사가 2006년 김관용 경북도지사 선대위원장과 인수위원장으로 활동한 것도 문제 삼았다. 노조는 "98년 대구방송 사장, 2005년 한국민영방송협회 부회장을 거쳐 그가 2009년 다시 사내 권력 2인자라고 할 수 있는 타이틀을 꿰차고 공영방송 KBS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꾸준히 사실상의 정치인으로 활동해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부정부패 의혹도 제기됐다. 노조에 따르면, 이 감사는 지난 2008년 대구경북 한방산업진흥원 원장으로 재직 중일 때 친구 아들을 부당한 방법으로 채용했다가 감사원 감사 결과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았다. 이 때문에 그가 KBS 감사로 들어오려고 하던 지난 2009년 12월, KBS 감사실 평직원 20명이 '이길영 후보자의 감사 임명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 감사의 이사 선임 확정을 반드시 막겠다는 계획이다. 이 감사 개인 비리 관련 의혹을 계속 제기하는가 하면, 8월 1일부터는 방통위 앞에서 1인 시위에 돌입한다. 김현석 노조위원장은 "이번 이사 선임은 이길영이라는 부패한 사람 하나 이사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11월에 있을 사장 선임에서 이 정권이 끝까지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겠다는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편, 노조의 문제제기에 대해 사측은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KBS 새노조는 2010년 이길영 감사의 임명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서울행정법원은 2010년 7월 15일 판결을 통해 이길영 감사가 KBS 감사로서 결격 사유가 없는 것으로 보았다"면서 "노조가 지난 2010년 법적으로 마무리 의혹을 다시 제기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KBS 이사 후보로 이길영 KBS 감사를 비롯한 11명을 추천한 가운데, 31일 정오 서울 여의도 KBS 사옥 '민주의 터'에서 열린 '비리인사 추천 철회와 부당징계 분쇄를 위한 긴급기자회견'에 참석한 KBS 새노조 조합원이 노보 특보를 읽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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