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다큐국 조합원 성명서 -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 더 이상 미루지 말라
교양다큐국 조합원 성명서 -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 더 이상 미루지 말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8.1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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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잠정 중단의 합의였던 데일리 시사프로그램 부활을 사측이 약속을 어기고 미루고만 있습니다. 이에 오늘(8월 14일) 언론노조 KBS본부 교양다큐 조합원들이 총회를 열고 노사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목요일부터 직접 행동을 통한 투쟁에 돌입하기로 했습니다. MB정권이 말살한 저널리즘을 복원하기 위해 언론노조 KBS본부는 끝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 더 이상 미루지 말라>

다큐멘터리국에서 추진 중인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이 시작도 하기 전에 좌초하고 있다.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은 95일 간의 파업 끝에 ‘탐사보도와 시사제작 기능을 강화한다’는 노사 합의로 추진되던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4년 간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권력 감시와 비판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처절한 반성 이후 공정방송을 위한 최소한의 틀을 갖춘다는 의미에서 내외부에서 기대를 가져왔던 사안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사측 간부들이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을 두고 보여준 태도는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난 6월에 실시했던 ‘프로그램 제안공모’에 참여했고 7월 말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이 최종 단계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지만 그로부터 2주가 지난 지금까지 언제, 누가, 어떻게 방송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아니 어느 누구 언급하는 사람조차 없다.

문제는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이 갈 곳 없이 사라지는 동안 그 자리를 교양국에서 추진 중인 ‘세계의 식탁’이라는 프로그램이 차지했다는 소문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러 협의를 통해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을 현재 ‘스타 인생극장’ 방송 시간인 2TV 저녁 8시 30분에 편성하는 것으로 논의가 진행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 시간대에 ‘세계의 식탁’이 9월 23일 첫 방송 날까지 받아서 벌써 제작에 들어갔다고 한다.

도대체 ‘제안공모’는 왜 하는 것인가? ‘시사’ 장르의 프로그램을 공모 과정에서 과연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 지도 의문이지만 최종 단계까지 통과한 프로그램은 2주가 지나도록 방치해둔 채로, 제안 공모도 거치지 않은 기획을 그것도 동시간대에 이미 최종 통과된 기획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편성하려 하는 것은 어느 나라 방송국의 편성 기준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편성도 문제이지만 사태가 여기에까지 이르게 된 가장 큰 책임은 전용길 콘텐츠 본부장에 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전용길 콘텐츠 본부장은 제안 공모 절차만 통과하면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 제작에 적극 나서겠다고 이미 여러 차례 공언한 바 있다. 심지어 지난 7월 20일에 열린 노사협력 위원회와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이는 거듭 본인의 입으로 확인한 바이다.

하지만 막상 제안 공모를 통과한 지금 ‘편성에서 그 시간에 시사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안 나온다고 한다, 광고가 안 팔릴 것이라고 한다’는 등 엉뚱한 핑계를 대며 애초 자신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번복하고 있다.

도대체 한 달도 안되는 사이에 자신이 했던 약속을 헌신짝처럼 내버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애초에 할 생각 없이 내던진 립서비스일 뿐이었나? 아니면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이를 막아서는 배후세력이라도 있다는 것인가?

지난 4년 동안 KBS의 공정성과 신뢰도가 얼마나 감소했는지를 다시 언급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KBS 최고의 시사 프로그램으로 여전히 ‘개그콘서트’가 꼽히는 상황에서 교양, 다큐 피디들의 자존감을 언제까지 짓밟을 생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노사 합의사항 이전에 공영방송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데일리 시사 프로그램’은 조속히 추진되어야 한다. 콘텐츠본부, 편성센터 간부들이 이번에도 꼼수와 시간벌기로 매진한다면 교양, 다큐 조합원들의 분노를 눈앞에서 또렷이 목격하게 될 것이다.

2012. 8. 14

언론노조 KBS본부 교양다큐국 조합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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