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자원실의 언론중재위 제소...이길영 인사카드나 공개해라!
인적자원실의 언론중재위 제소...이길영 인사카드나 공개해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09.06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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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적자원실의 언론중재위 제소...

이길영 인사카드나 공개해라!

지난 주 금요일 언론노조KBS본부로 한 통의 등기서류가 도착했다. 언론중재위원회가 보내 온 조정기일 출석요구서였다.

내용은 이미 회사 안팎에서 거센 비판이 제기된, 39기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자행된 <사상검증 면접>과 관련 노보 기사에 대한 정정 반론보도 청구였다.

정인균 인적자원실장이 책임지고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청서에서 사측은 이번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질문은 없었으며, 모집 분야 직무에 필요한 역량과 자질을 중심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졌다며 주장했다.

이미 조합은 사내 게시판을 통한 인적자원실의 궤변을 반박했었기에 굳이 또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다. 언론중재위 조정 과정에서 따지면 될 일이다.

다만 인적자원실에 충고 한 마디 하겠다. 적어도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의 채용을 담당하는 인적자원실이라면 면접 직전 면접위원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 질문은 어떤 것들인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이런 불미스러운, 수준 이하의 면접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막았어야 했다.

사측이 이번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내뱉었던 질문들이 얼마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차별적인, 반헌법적인 짓거리였는지는 아래 한 법학자의 글로 대신하겠다.

1964년 미국 시민권법은 시민권과 관련하여 미국에서 입법된 법률 중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것입니다. 특히 시민권법 제7장은 인종, 피부색, 종교, 성별, 출신국가를 이유로 한 고용상의 차별을 금지함으로써 차별의 역사를 종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미국의) 고용기회평등위원회는 시민권법의 내용을 더욱 구체화하여 사용자가 면접에서 취업 예정자에게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인종, 피부색, 종교, 성별, 출신 국가 등을 묻는 행위는 그 자체로 차별 행위의 존재를 추정케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해석은 각 주의 입법에 의해 더욱 구체화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서부 버지니아 시민권법 하에서 서부 버지니아 인권위원회가 제정한 취업과정에서의 질문 조항 제한 가이드라인을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종교나 신조를 물어서도 안 되고, 미국으로 귀화한 것인지 미국 출생인지 묻는 것도 안 되며, 시민권 취득 일자를 묻는 것도 안 됩니다. 출생 장소, 출신 국가를 묻는 것도 안 됩니다. 취업 예정자가 다닌 학교의 민족적, 인종적, 종교적 성향을 묻는 것도 금지됩니다.

인종 종교 피부색 성별 조상 장애 등을 나타낼 수 있는 단체의 가입 경력을 묻는 것도 안 됩니다.

서부 버지니아 시민권법의 내용을 보니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우리나라에서 신입 사원을 뽑을 때 물어보는 내용의 거의 절반 이상은 미국에서 금지된 질문 항목에 포함된다는 생각이 드시지요?

김두식 著 <헌법의 풍경> 291~294미국은 어떻게 차별과 싸워왔는가중 발췌

일부 함량 미달 면접위원들이 양심의 자유와 차별 금지 등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는 질문을 했다면 즉각 이를 제지하는 것이 제대로 된 인적자원실이 할 일이다. 이렇게 나서서 궤변을 늘어놓고 송사를 제기하는 것이 인적자원실의 역할은 아니라는 것이다.

언론노조KBS본부는 사측의 언론중재위 제소를 계기로 여전히 반성할 줄 모르는 인적자원실 일부 직원들과 면접에 참여한 고위 간부들이 이번 면접과정에서 얼마나 어이없는 짓거리를 한 것인지 철저히 따지기로 결심했다.

사측이 먼저 제기한 언론중재위 과정에 적극 대응하는 것은 물론 사법기관 등 모든 유관기관에 이번 면접과정에서 자행된 사측의 사상검증 질문에 대한 해석과 판단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번 KBS의 면접 과정을 양심의 자유와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헌법과 기본권과 관련한 역사적인 판례로 남기기 위해서다.

아울러 인적자원실은 이런 쓸데 없는 짓거리를 하는 데 힘을 쏟기 보다는 국회에서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지만 인적자원실이 몸소 거부하고 있는 이길영 씨의 KBS 입사 당시 인사기록카드를 하루 빨리 공개하기 바란다. 이길영 씨가 맞닥뜨린 학력 조작 의혹을 불식시키는 데 인적자원실이 앞장서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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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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