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김인규는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손병두, 김인규는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0.04.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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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김인규는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가?

24억원짜리 짜깁기 컨설팅,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BCG 컨설팅’이라는 유령이 KBS를 흔들고 있다. 지난해 9월 이른바 수신료인상을 위한 경영진단이라는 미명하에 시작했던 BCG 컨설팅의 구노조 간부를 대상으로 한 중간보고에서 구조조정 관련 내용이 포함되면서 구성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본부, 위원장 엄경철)는 4월말까지로 예정되어 있는 BCG 컨설팅에 대해 출발부터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 누가 BCG에 24억 원짜리 컨설팅을 맡겼나?

BCG 컨설팅의 출발점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 김인규 특보사장에 앞서 KBS 내부 정지작업 임무를 맡았던 이병순 사장 시절, 손병두 이사장은 경영진에게 수신료인상의 필요성을 납득할 수 있도록 경영컨설팅을 하도록 주문했다. 당시 실무부서에서는 과거 ‘아더앤더슨 컨설팅’의 경험에 비추어 경영컨설팅의 불필요성을 역설했지만, 사장교체 시기와 맞물리면서 이사회의 강력한 요구를 수용했다고 한다.

이사회 공식의결 절차 생략…손병두 이사장 독단 처리

문제는 그 의사결정 과정이다. KBS본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번 BCG컨설팅의 기획자인 이사회는 이번 외부 컨설팅과 관련해 아무런 공식적 의결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사회 내부에서 컨설팅의 필요성과 내용에 대한 논란은 있었지만, 실제 이사회 석상에서의 컨설팅 추진에 필요한 의결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손병두 이사장의 말 한마디로 이번 BCG컨설팅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비용은 24억원, 기간은 17주다. 불과 4달이라는 짧은 기간에 ‘차마고도’의 제작비의 두배가 넘는 거액이 투입된 사업이 아무런 공식적 의결절차 없이 이사장의뜻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김인규 취임 한 달 만에 이뤄진 BCG와 24억짜리 계약

2009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가는 컨설팅 출발점은 11월 24일 김인규 특보사장 취임 전까지만 해도 그 타당성을 검토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사장교체시기를 거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이다. 김인규 사장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은 12월 21일, 이른바 세계2위의 컨설팅업체의 한국사무소격인 ‘보스턴컨설팅그룹 서울사무소’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물론 계약의 당사자는 김인규 특보사장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 달도 되지 않아 공개적인 일반경쟁입찰이 아닌 제한경쟁계약 방식으로 ‘BCG Seoul'과 총 24억 원에 달하는 컨설팅계약을 체결했다.

? 24억원 컨설팅 비용산정 어떻게 나왔나?

KBS본부가 BCG컨설팅과 관련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과연 이번 컨설팅이 24억원의 값어치를 갖는 것인가에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24억원이라는 계약금액에 비해 실제 비용의 산정은 워낙 주먹구구식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실시한 아더앤더슨 컨설팅이 인사, 조직설계분야에 국한해 6개월 동안 이뤄졌음에도 비용은 2억8천5백만 원이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이번 컨설팅 비용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알 수 있다.

계약내용을 살펴보면, 총 17주에 걸쳐 BCG는 1단계 경영전반과 중장기 비전, 2단계 조직재설계 및 인력운영계획을 진단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이를 위해 11명의 인력을 투입해 컨설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BCG가 제출한 24억원이라는 비용산정 내역이다.

(단위: 만원)

직책

인건비

단가

(주당)

참여도

(%)

인원

(명)

실제 인건비

(주당)

총인건비

(17주)

파트너

3,600

50

0.5

1,800

30,600

이사

2,800

50

0.5

1,400

23,800

팀장

2,200

100

1

2,200

37,400

시니어 컨설턴트

1,500

200

2

3,000

51,000

주니어 컨설턴트

850

400

4

3,400

57,800

리서처

210

300

3

630

10,710

합계

11,160

11

12,430

211,310

이 표를 보면 주당 3천6백만원을 받는 파트너가 이 과업에 50%를 참여해서 1주일에 1천8백만원을 지급하여야하고, 팀장의 경우 이번 컨설팅에 전적으로 매달리니깐 주당 2천2백만원을 지급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아무리 글로벌 컨설팅업체의 한국사무소라고 하지만 과연 이 정도의 거액을 지급하는 것이 타당한 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바로 그 비용은 모두 수신료에서 나온다는 점 때문이다.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 컨설팅에 참여한 BCG의 11명은 세계유수의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MBA과정을 이수한 사람들이긴 하지만, 이 가운데 방송이나 저널리즘 관련 전문가는 한 명도 없다는 점이다. 당초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납득시키기 위한 컨설팅에서 출발했지만 어느 순간 경영합리화를 위한 인력구조조정 컨설팅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 BCG 보고서, 과연 이것이 24억원짜리 컨설팅인가?

이른바 3차례의 ‘비전 워크숍’과 직원 대상 ‘조직만족도조사(EFR)’를 마치고 내놓은 BCG컨설팅의 1단계 중간보고서의 내용은 과연 이것이 24억 원짜리 컨설팅 결과인가라는 물음이 나올 정도로 수준 이하였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는 회사 측에 KBS본부 조합원의 근로조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컨설팅 결과에 대해 설명할 것을 정식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다.

보도제작은 김인규 특보사장이, 기술경영은 SBS 윤세영 회장이 불러준대로?

일단, 최근 공개된 중간 보고서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예상대로 김인규 특보사장이 취임식과 각종 기념식에서 자신의 방송철학이라고 강변했던 ▲뉴스의 게이트키핑 강화 ▲PD저널리즘에 대한 원천봉쇄 ▲경쟁력 있는 콘텐츠 예능, 드라마의 축소 등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김인규 사장의 주된 임무라 할 수 있는 공영방송 KBS에 대한 완전장악계획을 담은 ‘특보사장 OEM 보고서’라 할 만하다. 여기에 1998년 민영방송 SBS의 대주주가 야심차게 실행했던 ▲제작기술부문과 카메라부문 등의 아웃소싱 등 인력구조조정 내용까지 담음으로써 사실상 ‘민영방송 SBS 따라하기 보고서’라고 이름붙일 만하다. 한마디로 보도와 제작 부문은 김인규 특보사장이, 기술과 경영부문은 SBS 윤세영 회장이 불러준대로 써내려간 OEM 보고서라 할 수 있다.

자체조사는 '조직만족도조사(EFR)'뿐… 공영방송 알맹이 빠진 짜깁기 보고서

특히, BCG 서울사무소가 지난 1998년 SBS에서 촬영, 중계, 미술 등의 업무를 SBS 뉴스텍, 아트텍이라는 자회사로 이관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던 바로 그 컨설팅업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아웃소싱 파동은 계약 당시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이번 중간보고서에는 컨설팅 과정에 방송 전문가, 그것도 공영방송에 대한 이해가 없는 컨설턴트들이 이미 다 공개된 외국방송사 홈페이지 자료를 놓고 이리저리 짜 맞춘 흔적이 곳곳에 드러난다.

더구나, 지금까지 3개월의 컨설팅 기간 동안 BCG 서울사무소가 직접 새롭게 조사한 데이터는 KBS 직원들을 상대로 한 '조직만족도조사(EFR)'뿐이라는 점은 이번 컨설팅이 얼마나 예산낭비의 전형인지 잘 보여준다.

정작 수신료 인상에 필요한 공영방송의 책무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특보사장의 입맛에 맞는 내용만 짜깁기한 보고서를 놓고 24억원이라는 챙겨가는 것은 범죄행위라 할 수 있다.

? ‘BCG 컨설팅’의혹, 누가 책임질 것인가?

KBS본부는 손병두 이사장과 김인규 특보사장의 컨설팅이 투명하지 않은 의사결정 절차와 불합리한 계약으로 채워지고 이를 위해 24억원이라는 거액의 수신료가 투입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그리고 김인규 특보사장이 취임한 이후 컨설팅의 내용 또한 수신료 인상을 위한 경영진단이 아니라 사실상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을 위한 컨설팅으로 변질된 것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BCG 컨설팅과 관련해 앞서 제기한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BCG컨설팅 계약내용과 진행과정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손병두 이사장과 김인규 특보사장은 ‘BCG컨설팅’이 과연 24억원의 값어치가 있는 것인지 답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특보사장의 OEM 컨설팅의 실체는 드러났고, 이제 남은 것은 조합원의 힘으로 이를 저지하는 것이다. 분명히 밝히지만, KBS본부는 특보사장의 KBS 완전장악을 위한 요식행위인 BCG 컨설팅을 그대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BCG컨설팅 이후 예상되는 인력감축, 구조조정을 위한 조직개편 시도에 대해서도 KBS본부 조합원 뿐만 아니라 공영방송 KBS를 지키고자하는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끝>

2010년 4월 12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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