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모금’만 남은 주말 3일 13시간 천안함 특별생방송
‘추모?모금’만 남은 주말 3일 13시간 천안함 특별생방송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0.04.1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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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규명’ 사라지고 ‘추모?모금’만 남은

주말 3일 13시간 천안함 특별생방송

오늘 침몰된 천안함 함미가 인양되면서 생사가 불분명했던 승조원들이 끝내 시신으로 발견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천안함 장병들의 명복의 빌며, 애도를 보낸다.

우리는 이번 비극적 사태를 다루는 공영방송 KBS의 모습에 대해 한 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주말에 이어 이번 주말에도 KBS는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과도한 편성을 예고했다. 4월 16일(금)부터 18일(일)까지 주말 3일 동안 ‘특별생방송’ 등으로 약 13시간에 걸쳐 무려 7편의 프로그램을 편성한 것이다.

‘천안함 침몰’ 관련 4월 16일~18일 KBS1TV 편성

4월 16일(금)

-특별생방송 천안함의 영웅들 바다에 잠들다[기획제작국](19:30~21:00)

4월 17일(토)

-특별생방송 천안함의 영웅들 당신을 기억합니다 1부[기획제작국](12:10~14:00)

-특별생방송 천안함의 영웅들 당신을 기억합니다 2부[예능국](17:10~19:00)

-긴급진단 천안함 침몰 무엇이 문제였나? [보도제작국](23:10~00:30)

4월 18일(일)

-특별생방송 천안함인양 국민의 마음을 모읍시다 1부[교양제작국](12:10~14:00)

-특별생방송 천안함인양 국민의 마음을 모읍시다 2부[교양제작국](17:10~19:00)

-특별생방송 천안함의 영웅들 당신을 기억합니다 2부(재방송)[예능국](23:10~01:00)

물론 ‘천안함 침몰’이 국가적 재난이며 온 국민이 슬픔 속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사안임을 우리 또한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오늘에서야 함미 인양과 시신 수습이 이뤄지고 있고, 사고의 원인은 아직도 오리무중인 상황에서 KBS가 이토록 과도할 정도로 많은 프로그램을 ‘특별생방송’으로까지 편성해야 하는지 많은 시청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금 실종자 가족들과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바로 사고의 원인규명이다.

특히 사고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는데, 국민 모금 운동까지 벌이는 것은 천안함 침몰과 관련한 국민적 슬픔을 모아내기는커녕 오히려 냉소와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구나 임무 수행 중에 참변을 당한 승조원에 대해서는 마땅히 국가가 책임을 지고 보상과 수습책을 내놓아야 함에도, 대책을 논하기에 앞서 국민들에게 모금부터 받겠다니, 성급할뿐더러 본말이 전도되었다는 것이다.

이미 지난주 KBS가 <특별생방송 천안함의 영웅들 당신을 기억합니다>를 통해 국민 모금을 진행한 것에 대해 수많은 시청자들이 시청자게시판뿐만 아니라 KBS에 직접 전화까지 걸어 거센 비판을 제기하지 않았는가. 실종자 가족들조차 “국민들의 마음은 감사하지만 실종자들의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은 지금 성금을 받기엔 부담스럽다”며 “정중히 사양하고 마음만 받겠다”고 했다. 그런데도 사측은 시청자들이 왜 비판을 하는지, 실종자 가족의 마음이 어떤지를 돌아보기는커녕 ‘너는 떠들어라’는 식으로 또 다시 생방송으로 국민 모금운동을 펼치려 하고 있다.

물론 실종?사망 장병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 가족들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것은 공영방송이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에 앞서 이같은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사고 원인을 철저하게 밝히는 일 또한 공영방송 KBS의 책무이다. 침몰 직후부터 국방부의 발표 내용이 왜 그렇게 시시각각 바뀐 것인지, 첨단장비를 두고서도 왜 그렇게 침몰된 선체를 찾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등 사고를 수습하는 정부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공영방송으로서 당연히 규명해야 한다.

우리는 KBS가 이런 역할보다 ‘국민의 마음을 모으겠다’며 대대적인 모금운동을 펼치는 것이 오히려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알고자 하는 국민적 요구를 희석시키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KBS가 해야 할 역할이 진정 무엇인지 KBS 편성책임자와 경영진의 심사숙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끝>

2010년 4월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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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풍 바람잡이용 천안함 특집 방송을 당장 중단하라!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천안함 북풍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KBS에서 위험천만한 일이 벌어지려 하고 있다. 어제(5월 17일) 사측으로부터 오는 20일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발표에 맞춰 교양제작국과 기획제작국에서 천안함 관련 프로그램을 급조해 방송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런데 그 내용이 정말 황당하다.

이번 주말 기획제작국 ‘심야토론’팀은 천안함 사건을 정리하는 스튜디오 종합구성 토론을, 교양제작국에서는 서해교전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라는 것이다.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 짓인가? 이제 아예 벌거벗고 관권선거와 북풍조성에 앞장서자는 것인가?

천안함 사건 발표 시점에 서해교전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하라는 지시에 제작진들은 경악하고 있다. 아무런 사전 예고도 없이 갑자기 떨어진 이 프로그램은 이번 주 일요일 방송 예정이다.

이 시점에 왜 갑자기 서해교전인가? 이는 천안함 사건 역시 북한의 공격으로 발생한 것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어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조성해 며칠 후 있을 지방선거에서 여당에게 유리한 결과를 안겨 주겠다는 의도라고 밖에는 달리 생각할 수 없다. 이것은 천안함과는 관련이 없다고, 순수하게 서해교전을 다룰 의도로 기획되었다고 시치미를 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방송 그 주에 갑자기 급조 지시가 떨어진 이런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믿어줄 사람은 KBS 내외부 어디에도 없다.

심야토론에서 만들겠다는 토론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군당국의 발표가 진실이라는 전제 하에 안보의식을 강요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수차례 천안함 관련 토론 프로그램이 나갔을 때 어떻게 하면 정부에 대한 비판을 피해갈까 노심초사했던 사측의 지난 행적을 볼 때 이 프로그램에서 천안함의 진실을 규명하고 군과 정부의 책임을 준엄히 묻는 것을 기대한다는 것은 상상에 가깝다.

KBS는 지난 천안함 모금 방송으로 KBS 방송 역사상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시신이 인양되기도 전에 모금방송을 감행하는 작태를 저질렀고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군과 정부의 잘못을 준엄히 질타해야 할 때 입을 다물었다. 그런데 이미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할 대로 상실한 군의 발표에 맞춰 제작진들조차 어이없어 하는 프로그램을 급조하겠다는 것은 KBS가 정권의 충견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겠다는 말 밖에 되지 않는다.

국민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한번으로 족하다. KBS를 두 번 죽이는 이 천안함 특집방송을 당장 멈춰라. 정 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으면 사장과 임원들이 직접 찍고 편집해 만들어라. 그리고 자막에 그 자랑스런 이름들을 새겨 넣어라.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만약 강행을 하겠다면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북풍몰이용 방송들을 저지할 것이다.

2010년 5월 1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 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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