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섭 본부장은 선거방송에서 손을 떼라!
이화섭 본부장은 선거방송에서 손을 떼라!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2.11.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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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섭 본부장은 선거방송에서 손을 떼라!

제18대 대통령선거 선거운동이 오늘 공식 시작됐다.

그런데 KBS 대선방송은 연일 파행을 겪고 있다.

그리고 그 파행의 중심에는 이화섭 보도본부장이 있다.

당초 오늘 보도본부 대선후보검증단이 취재.제작한 대선후보 검증 프로그램이 나갈 예정이었다. 최소한 제작 실무진들은 어제까지 그런줄 알았다. 하지만 방송을 하루 앞둔 어제서야 보도본부 수뇌부로부터 오늘 방송이 나가지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현재로서는 프로그램이 언제 방송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화섭 본부장은 지난주 목요일 열린 편제회의에 해당 프로그램을 올려 방송을 내려 했지만 편제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했다고 한다. 제작 실무진은 해당 프로그램이 정식 편성되지 못한다면 매주 화요일 방송되는 '시사기획 창' 시간을 통해 방송하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했지만, 이 또한 편제회의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희한한 건 당초 예정됐던 시간에 방송이 나가지 못한다고 하는데 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편제회의에 참석했던 길환영 씨가 방송을 내지 말라고 했다는 얘기가 들린다.

사실이라면 보도본부 자체 시스템에 의해 독립적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이 불방되는 사태에 대해 이화섭 본부장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길 바란다. 후배 기자들이 양심을 걸고 몇 달에 걸쳐 공들여 만든 프로그램이 방송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무슨 낯으로 보도본부의 책임자를 자처할 수 있겠는가?

대선방송을 둘러싼 이화섭 본부장의 무능과 장난은 이뿐만이 아니다.

선거방송기획단이 지난 13-15일 사흘간 열려고 추진했던 대선후보 초청 개별 토론회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의 불참으로 무산된 것. 지난 21일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 토론이 KBS 1TV의 밤 10시 단독 중계에서 11시 15분 3사 공동 중계로 변경된 과정에서도 이화섭 본부장의 개입이 있었다. 두 건 모두 선거방송기획단이 캠프 측에 공식적으로 통보를 한 상황에서 이화섭 본부장이 독단적으로 말을 바꿔 무산.변경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박 후보의 선택을 존중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만으로 애초 개획대로 방송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KBS 대선TV토론방송위원 5인이 위원 위촉식을 거부했고, KBS는 '방송시간을 자의적으로 변경한 방송사의 행태는 시청률에 악영향을 미치는 의도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앞으로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민주당의 논평을 들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굴욕적인 상황에 처했다.

이화섭 본부장의 선거방송기획단에 대한 개입은 불공정할 뿐만 아니라 디테일하기도 하다. 대선방송 담당 여자 앵커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제작 실무자들이 새노조 소속 아나운서를 기용하려 했지만 이 또한 이화섭 본부장이 반대했다고 한다. 해당 아나운서가 파업을 한 새노조 소속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새노조 소속은 우리 회사 내에서 주홍글씨인가?

파업과 대선방송이 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는 말인가. 파업을 한 현대자동차 노조원들을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배제하라는 말과 뭐가 다른가? 이런 노동관을 가진 사람이 공영방송 보도본부의 책임자라는 사실에 보도본부 소속 직원으로서 비애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화섭 본부장은 선거방송기획단이 실시하는 여론조사에도 개입을 했다고 한다. 여론조사 실시 일자를 정하는 과정에서 제작 실무진이 제시한 날짜를 바꾼 것이다. 여론조사 실시 일자를 정하는 게 보도본부장이 할 일인가? 나름의 상식과 전문성을 지닌 실무진이 자문위원들의 자문을 받아 정하면 되는 것이다. 여론조사 실시 일자가 특정 후보에 유불리가 있기 때문에 그런 지시를 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다.

이런 전후의 사정들로 제18대 대통령선거 KBS 대선방송을 책임지는 선거방송기획단장이 공식 선거운동 돌입을 앞둔 그제 사의를 표명했다고 한다. 사의를 수리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선거방송에서 제작 자율성이 훼손되는 상황에 대한 항의의 표시인 걸로 해석된다.

당초 보도본부 구성원들은 기자협회로부터 제명당한(자진 탈퇴인가?) 부적격 인사가 보도본부장으로 임명되는 걸 반대했을 때부터 이런 사태는 예견된 일이었다. 대선방송을 공정하게 관리할 능력도 의지도 없는 이화섭 본부장은 본부장직에서 물러나라. 그럴 용기가 없다면 최소한 대선방송과 관련해 아무 일도 하지 마라. 그게 KBS 공정한 대선방송을 위해 당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대선방송을 둘러싼 보도본부 구성원들의 분노는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더 이상 우리를 시험하지 말길 바란다.

2012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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