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한 아리랑TV 합병인가?
무엇을 위한 아리랑TV 합병인가?
  •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 승인 2013.01.0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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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한 아리랑TV 합병인가?

- 종편의 먹잇감 제공을 위한 합병을 반대한다

최근 사측이 아리랑TVKBS 합병을 포함한 국제방송 활성화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길환영 사장은 취임사에서 2013년을 KBS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취임사와 올 신년사에서 모두 수신료 현실화를 통한 재정 안정을 강조했다.

길환영사장에게 묻는다.

아리랑TVKBS합병이 KBS 재도약의 동력인가? 재정 안정이 무엇보다 절실한 지금 아리랑TV의 합병이 KBS에 과연 도움이 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단 KBS에는 KBS월드라는 해외 채널이 존재한다. 이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실리 확보와 최대한의 전략적 토대 구축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아리랑은 KBS월드와 정확히 그 역할이 겹치고 있다. 이 말은 아리랑이라는 별도 채널을 확보함으로써 우리가 거둘 성과는 미미하고 비용만 추가될 뿐이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아리랑의 물적 자산과 수백에 달하는 인적자산이 늘어난다고 해서 KBS의 해외사업이 확장되거나 질적으로 강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산의 운용비용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무료 해외 커버리지의 증가로 콘텐츠의 해외 시장 판매를 악화시키는 상황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그 결과가 재정악화로 이어지는 것은 불문가지다.

그렇다면 사측이 아리랑 합병을 추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KBS의 공영성 강화 명목으로 대내외에 홍보하면서 수신료 인상의 명분으로 가져가려는 의도일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2TV의 광고 폐지 또는 축소로 이어질 것이다. 당연한 결과지만 2TV에서 떨어져나간 광고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종편에게 달콤한 먹잇감으로 제공될 것이다. 결국 KBS의 공영성 강화는 허울 좋은 명분일 뿐이고 아리랑TVKBS합병이 노리는 실질적 목적은 종편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토대 제공인 것이다.

이는 새누리당 정권이 한나라당 시절부터 주장해온 1공영 다민영체제라는 큰 그림과 맥을 같이한다. 아리랑을 비롯한 몇몇 채널은 KBS에 합병해 광고 없는 공영 채널로 운영하고 동시에 MBC는 지분 정리를 통해 민영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런 구도 속에서 종편과 민영 MBC라는 영구적 보수 매체를 강화하고 KBS는 영향력 없는 공영채널로 입지를 좁혀버릴 것이다. 다시 한번 무엇을 위한 아리랑TVKBS합병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언에 따르면 아리랑TV의 합병계획은 사측이 박근혜 정권 인수위에 보고할 KBS의 핵심 사업 중 하나라고 한다. 우려를 넘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KBS의 공영성 강화는 프로그램과 보도의 공정성을 통해 가능한 것이지 아리랑TV의 합병 같은 꼼수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만약 득보다 실이 많은 이러한 합병 계획을 계속 추진하고자 한다면 사측은 KBS 전 구성원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2013.1.8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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